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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Mar 23. 2023

인생의 모든 순간을 담는 여러 조각의 필름, 영화.

영화 <파벨만스> 리뷰


영화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순간을 표현하는 것은 영화를 만드는 것 외에는 중요치 않은 것처럼 느껴져 더욱 특별하고 아름다운 순간의 연속이다. 오랜 시간 사랑해 온,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영화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그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 과거에 얽매인 이야기가 아닌 여전히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는 영화에 대한 고백을 담아낸 이야기, <파벨만스>는 3월 22일 개봉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 더욱 인상 깊다.



낯섦과 두려움 사이의 경계선.

영화의 세상은 샘에게 있어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어둠과 거대한 사람, 악몽과 같이 무서운 것들은 낯설었지만 익숙한 것들로 인해 새로움을 마주하며 내면을 채워간다. 잊히지 않는 영화의 순간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명확하게 했으며 앞으로의 자신을 만들어가듯 사진의 장면들을 담아내기 시작한다. 사소한 비밀과도 같았던 일들이 조금씩 크기를 키워가며 내면의 꿈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그가 마침내 완성해 나갈 영화의 한 폭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인생의 주연.

그는 처음부터 일상의 감정과 순간을 담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니다. 일상은 우연이었으며 그가 담고 싶었던 것은 영화의 극적인 것이었다. 그랬던 그에게 삶의 일부였던 가족의 형태가 살갗처럼 떨어져 나가고 그 순간조차도 담고 싶은 욕망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그가 일상을 담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영화의 처음은 가족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가족이 주연이었으며 자신의 내면이 바탕이 되어 자신의 모든 것을 형성했던 것 또한 가족이었다. 평화롭고 완벽할 것만 같았던 나의 가족, 우리의 평화로움.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런 상황을 겪었던 샘은 갈등 속에서 자신이 살아내는 삶을 영화에 담기 시작한다. 자칫하면 지루할지도 모를 누군가의 삶은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주연이 되는 순간이었으며 그 순간은 아름다웠다. 영화를 보는 우리마저도.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어




과학자와 예술가의 집.

샘을 포함해서 이 가족을 이루고 있는 것들은 과학과 예술의 혼합으로 넘쳐난다. 어린 시절, 영화의 처음을 두려워하던 샘에게 건넨 엄마와 아빠의 말이 영화의 경험과 맞닿아 반짝거렸던 것처럼 정반대의 조언은 그로 하여금 꿈같은 영화를 펼칠 수 있는 자신이 되었다. 그야말로 모든 순간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샘의 순간들이 필름에, 사진에 그리고 영화에 담긴다. 불현듯 찾아오는 꿈에 흩날리는 모래조차 선명한 통제 불가능한 상태를 넘어선다. 실제가 아니지만 실재처럼 느끼도록 만드는 과학자와 예술가의 집은 그렇게 형태를 유지한다.



인생이라는 것.

인생은 도저히 예측할 수도, 안정될 수도 없는 예측불가의 연속이다. 보통의 기준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안함으로 가득한 낯선 길을 걷는 것과 같았으니. 이러한 삶에 적응하는 것은 그저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저마다의 흥미와 목표는 인생의 불안함을 돋우지만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라는 건 확실했다. 안된다고 해서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소거하는 것과 같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모여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스스로를 만들어낸다.



인생은 빠르게 가는데, 난 제자리예요.
뭐 하나 되는 게 없어.



영화의 모든 순간.

영화는 누군가와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생각을 바꾸기도 하고 새로움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디어도 된다. 자신을 향하는 무언가의 꿈을 형용하기에도 충분한 것들이 복잡하게 얽힌다. 그렇게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영화의 설렘은 누군가를 배제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삶이 된다. "영화는 꿈같은 거 란다."라는 엄마의 말과 "거대한 손전등에서 나오는 빛과 같은 행복한 것들"이라는 아빠의 말처럼 모든 것이 들어가 있었다. 영화는 세상의 빛과 어둠을 담아내는 그릇이며 경험은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한 소년이 영화를 사랑했던 그때 처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영화를 언제부턴가 사랑했던 그때가 맞닿는다. 시대는 다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그 마음은 모두 같기에. 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았던 샘처럼 누군가에게 또 닿을 꿈의 한 자락은 시대를 넘어 하나의 영화팬에게 다가올 영화의 뜨거움으로 영원한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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