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메이트> 리뷰
솔직하지 못했던 우리,
그림 속엔 담긴 우리들의 솔직함.
뜨거운 청춘 사이를 함께 나눈 사이, 과거였기에 더 아름다운 것일까. 미래를 향한 복잡한 감정들로 인해 불안했고 초조했으며 절망스럽기까지 했던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친구들이었다. 지금이라면 하지 못할 그때의 만남은 함께했던 친구들과 함께 만든 청춘의 한 페이지다. 항상 함께했기에 즐거웠고 행복했으며 영원히 함께할 것 같았던 그 시절은 추억보정을 하지 않아도 고마운 존재였다. 서로가 있어야 완전했던 그 시절의 흔적을 따라가는 영화 <소울메이트>는 김다미 배우, 전소니 배우가 주연인 작품으로 3월 15일 개봉했다.
그림의 흔적을 좇아.
흔적이 잔뜩 남은 그림과 기억을 담는 글은 지난날의 두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미소와 하은.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그때, 그 여름. 매미 소리와 지루한 날씨는 습한 온도마저 느껴지지 않게 만들곤 했다. 첫 만남을 통해 서로 달랐던 두 사람이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그토록 빛났던 그림의 흔적을 좇는 누군가의 기억을 뒤따라간다. 각자의 방식으로 채워가는 그림은 서로의 다름을 마주하며 완전해지고 있었다. 그들의 완전함을 무너뜨려가는 무언가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들은 영원한 존재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사랑과 우정의 관계도
이들의 만남은 사랑과 우정의 경계선에 놓인 듯 자세하게 두드러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빗겨나가는 감정들의 향연이었다. 첫사랑처럼 설레면서도 불안한 그 감정은 흔들리는 것 마저 아름답게 느껴졌다. 현재에는 전혀 가질 수 없는 그 아름다움은 희미한 그림이 또렷해지듯 지나고 나서야 선명해진다. 이별은 참 슬프게만 느껴졌는데, 이제는 진정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또렷하다.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사랑과 우정의 관계도는 복잡해지지만 서로를 그려가는 데에는 충분했다. 하은의 어머니가 말씀하신 대로 사람들이 다 다르게 생긴 이유는 다 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타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들의 갈등은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한 하나의 단계에 불과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의 현재.
같은 공간, 다른 시간을 공유하는 두 사람은 멀어진 관계 속의 서로를 바라보지 못했다. 아니 바라보지 않으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았기에 미처 전하지 못했던 수많은 말은 그저 누군가가 남긴 그림자의 형체를 따라갈 뿐이었다. 얼기설기 붙은 감정의 공백은 너는 나를, 나는 너를 보기에 충분했다. 한 겹 한 겹 쌓이기 시작하는 기억의 틈에서 발견되는 그림, 길고양이는 그들의 전부였지만 어느새 남겨진 것들이 되어버렸다. 여전히 꿈의 남아있는 그림의 흔적만이 그들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똑같이 그리다 보면 그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이 보여.
안녕, 나의 소울 메이트와 소울메이트.
지난번, 리뷰를 통해 소개했던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리메이크 한국판 <소울메이트>의 원작이다. 원작 영화를 상당히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어떤 모습의 영화이더라도 기존의 영화를 뛰어넘는 것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음을 감안하고 보았다. 영화는 한국식으로 나름 잘 표현하여 현실감을 더한다. 영화 속의 인물뿐만 아니라 많은 청춘들이 겪고 있는 힘듦의 공감대를 많이 느끼게 해 주었다. 다만, 원작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영화 자체가 완전히 '똑같이' 재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서인지 조금씩 날카롭게 튀어나오는 감정선이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지나치게 설명하려는 점이 영화의 단점을 부각한다. 또한 기존 영화에서 표현되는 삼각관계에 대한 비중이 적지만 그 사이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채워 넣지 못한 탓에 두 사람의 감정선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두 배우를 담은 영상은 너무 아름답지만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은 너무 잔혹해서일까. 쓰리고 아파서 다시 꺼내보지 못할 것 같다.
https://brunch.co.kr/@mindirrle/171
원작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
소울메이트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
모두
원작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보시는 것을 강력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