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킬러> 리뷰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 <더 킬러>가 CGV에서 10월 25일 단독 개봉 후 11월 1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이다. 영화의 원작인 알렉시스 놀렌트의 프랑스 그래픽 노블 <더 킬러>을 바탕으로 하여 더욱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한 작품이다.
예고편 ↓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건너편 건물의 목표물을 조준하며 완벽한 청부 살인 임무를 마치려는 이름 모를 킬러. 담담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그 완벽함을 위해 수없이 되뇌는 자기 주문이 머릿속을 채운다. 일정한 규칙에 따라 치러지는 작업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으나 목표물 앞에 나타난 여성을 맞추는 바람에 실패하고 만다. 일생 처음으로 실패한 청부살인 임무는 그로 하여금 타깃이 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옷을 갈아입듯 신분을 바꾸고 여자친구가 있는 은신처로 도착했지만 외부의 흔적과 함께 피로 범벅된 집 안과 여자친구가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에 있는 모습에 솟구치는 분노를 자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복수를 실행하기로 결심하며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할 것 같았던 그도 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한 가지 놓친 사실은 킬러도 누군가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없이 이루어지는 청부살인은 적을 만들고 약점이 된다. 죽이기 위해선 죽음도 각오해야 하는 일이 그가 하는 일이었다. 완벽했던 그가 실패했던 이유는 다른 때와는 다르게 감정에 휘둘리는 순간이 바로 그때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자신을 통제하여 자신 만의 임무를 수행하기로 한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불쑥하고 튀어나오기도 하고 그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통해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 본다. 뚜렷한 목표가 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그는 과연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고 사랑하는 이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킬러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점은 좋았지만, 스토리의 단순함과 캐릭터 활용이 부족했다. 기존의 이야기 구조가 단순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긴 시간만큼이나 지루했다. 물론 감독의 역량으로 인해 이 정도라는 것을 알지만 임팩트가 좀 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주인공인 '킬러'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몰입감이 떨어졌다. 하다못해 그의 과거라도 나왔다면 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느끼고 생각해야 할지 어떠한 여지도 주지 않고 끝나는 모습이 그 아쉬움을 더한다. 다만 건조하면서도 서늘한 분위기로 흐르는 특유의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그래서 첫 범죄 누아르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또 액션이 없어도 긴장감이 넘친다. 넷플릭스에서 공개가 되면 보고 싶은 장면은 식당에서 또 다른 킬러와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그의 의지와는 다르게 계속될 킬러의 운명이 맞닿아 있기 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그 장면이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