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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Nov 18. 2023

언제까지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을 텐가.

영화 <더 마블스> 리뷰


마블의 최근 영화들이 잇따라 참패를 안고 있다. 과거의 재미로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만 실망감도 잇따라 안겨주며 다음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현재의 모습이다.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기존 멤버들을 보내줄 수 없다는 생각에 당연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멋진 작별인사를 했기 때문에 새로운 영웅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영웅이 등장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표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영화 <더 마블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5의 세 번째 작품이자 캡틴 마블 실사 영화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이다. <완다비전> <미즈마블> <시크릿 인베이젼>를 보고 가면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이제는 마블의 중심이 될 캡틴 마블의 매력이 터져줘야 하는 시점인데, 과연 이번 영화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크리족 리더인 다르-벤은 자신의 나라인 할라를 혼란과 굶주림에 빠지게 한 캡틴마블을 증오한다. 할라의 재건과 캡틴 마블에 대한 복수를 위해 캡틴 마블이 고향이라 부르는 행성들을 약탈할 뿐만 아니라 파멸시키려 한다. 캡틴 마블은 이를 막기 위해 능력을 사용하지만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전혀 다른 시공간에 떨어지게 된다. 동시에 캡틴 마블의 오랜 친구의 딸인 모니카와 미즈마블에게도 나타나 일종의 법칙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뜻하지 않게 우주를 위협하는 위험에 맞서 팀플레이를 하게 된다. 그들은 과연 우주를 구할 수 있을까.



캡틴 마블, 당신의 히어로적 순간을 보여주세요.

나는 캡틴 마블의 능력치를 더 보고 싶었는데, 히어로의 독선적인 모습이 불러오는 문제점과 그를 막기 위한 팀의 필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재미는 좀 떨어졌다. 이번에도 캡틴마블은 지난 작품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능력을 발휘한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다가 오히려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그로 인해 벌어진 모든 일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친한 친구의 딸인 모니카의 말을 통해 조금씩 내면의 문제를 해결한다. 팀을 구성하는 전반부의 구성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후반부의 위기에서부터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전개는 개연성이 떨어지며 영화 자체가 단순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또한, 영화 속에 다뤘던 내용은 그 후의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고 하하 호호 웃으며 빠르게 넘겨버린다. 무엇보다 저지르고 수습이 불가한 민폐성향의 주인공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고양이 구스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어디서부터 길을 잃었고, 왜 잃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워낙 최악이라는 평을 많이 보고 가서 기대 이하의 이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마블이 고수하는 세계관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마블의 영화 특성상 진입장벽은 존재했으나 과거와 달리 세계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마블 드라마가 생기면서 더욱 그 격차가 벌어졌다. 드라마의 확장된 세계관을 보지 않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게 느껴졌다. 인피니티 사가 페이즈 3이 정리가 되면서 멀티버스 사가가 열리게 되었는데, 그 후를 기점으로 페이즈 4부터 여러 가지 요소들을 욱여넣으면서 영화적 연출이 더 이상 '영화'스럽지 않게 되었다. 마블 영화는 세계관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화려한 비주얼, 그리고 액션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는데, 최근의 영화들은 그 장점이 사라졌다. 기존의 영웅들을 없애면서도 과거의 영광으로 이루어진 화려함을 계속해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영웅의 능력과 어떤 매력이 느껴져야 하는데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소재를 두고도 이러한 결과물을 냈다는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 마블조차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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