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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Nov 17. 2023

사랑의 멜로디로도 덮을 수 없는 잔혹한 눈덩이.

영화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리뷰


24명의 남자 여자를 경기장에 몰아넣고 한 명의 승자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신선한 소재로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헝거게임 네 편의 시리즈가 막을 내리고 8년 만에 프리퀄 영화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로 돌아왔다. 헝거게임 시리즈의 메인 빌런이자 판엠 대통령인 스노우의 청년 시절을 담은 영화이다. 소설 헝거게임 시리즈의 프리퀄 외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를 원작으로 하였으며 영화는 11월 15일 개봉했다.



판엠과 헝거게임

영화를 보기 전에 판엠과 헝거 게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려 한다. 판엠이라는 독재국가는 모든 부가 집중된 수도인 캐피톨과 13개 구역으로 구성된 국가였다. 하지만 과거에 이 13개의 구역이 캐피톨의 통치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지만 처참하게 진압됐다. 그 이후로 13번 구역은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되었으며 반란에 대한 속죄를 구실로 매년 12개의 구역에서 12살에서 18살 사이의 소년소녀 한 명씩, 24명을 뽑아 헝거게임을 벌이게 한다. 경기장에 24명을 던져 놓고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게 하는 살인 시합이다. 모든 시합 장면은 24시간 생방송으로 전국에 생중계되며 캐피톨 시민들에게는 오락거리를 제공하고 구역 민들에게는 본보기를 보여줘 반란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이다. 헝거게임 1편을 기준으로 74 주년을 맞이하였다.



헝거게임의 시작.

지금과 다르게 당시의 헝거게임은 캐피톨의 시민들에게 살인게임일 뿐이었다. 게임 설계자들은 헝거게임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헝거게임 제10회부터 멘토제를 도입하고 멘토들에게 헝거게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방법을 찾아오라고 한다. 이에 스노우는 현재 헝거게임의 규칙을 세워 골박사에게 제출하고 자신의 조공인인 루시 그레이를 헝거게임에서 우승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는 노래를 잘 부르는 반면, 싸움이나 생존에 유리한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우승을 시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과연 루시 그레이를 우승 시킴과 동시에 자신의 가문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스노우, 독재자가 되기까지.

60여 년 전에 진행되는 헝거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기존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화려한 스케일을 보고 나서 현재의 모습을 보니 좀 초라하게 느껴진 건 사실이다. 다만 좁은 공간만큼이나 헝거게임 시작 직후 벌어지는 조공인 간 학살 장면에 대한 묘사는 그 당시의 잔혹함을 더욱 잘 표현했다. 그 당시 그 상황을 연출하며 첨단 기술이 부족한 그 당시의 야만적인 전투를 보여줘서 인상 깊었던 대목이었다. 게임을 제외하면 박진감 넘치는 건 아니었으나 스노우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자신의 인간다움을 증명하기 위해 발버둥 쳤으나 결국엔 자신의 본연을 드러내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여정이 되어버렸다. 미래를 알고 있는 만큼 157분이라는 긴 상영 시간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의 배경이 10회 헝거게임인 만큼 한참 동안이나 많은 구역 민들이 살인게임에 희생되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왠지 모르게 씁쓸해졌다. 다만, 이 영화의 주인공인 스노우의 딜레마와 고뇌는 그다지 공감되는 요소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캣니스의 고통만큼 진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변명하고 욕망에 지배되어 사랑과 우정을 모두 져버린 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독재자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그의 말처럼 눈은 꼭대기에 내려앉았으나 그 눈이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는 건 그의 착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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