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Dec 25. 2023

짱구라는 사랑스러운 존재에서 오는 긍정의 힘.

영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31기> 리뷰


2023년 12월 22일 개봉한 영화 <신차원! 짱구는 못 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날아라 수제김밥~>은 31번째 극장판이다. 시리즈 최초 3D 애니메이션이며 7년의 제작기간을 거쳤다고 전해져 더욱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이번 연도에는 짱구 극장판이 2편이나 개봉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늘 같은 일상이지만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는 짱구는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신비한 빛을 정통으로 맞게 된다. 그러면서 엄청난 초능력을 얻게 되고 염력을 이용해 엄마의 잔소리도 피하고 운동회에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으니 초능력을 마음껏 즐기게 된다. 선의 초능력을 가진 짱구와는 다르게 악의 초능력을 손에 넣은 청년은 세상을 향한 강한 복수 의지가 강력한 힘으로 거듭나 악한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한다. 짱구는 세상에 유일한 희망이 되었는데, 상대의 힘 또한 만만치 않다. 과연 짱구는 위기를 극복하고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를 다루어 더욱 흥미로웠다. 이전의 세대와는 달리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하며 세상을 살아가야 하기에 막막하게 느껴진다. 답이 없는 것 같고 내면을 잠식하는 불안이 공허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답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여전히 사회에 남아있는 기대감에 충족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비관은 사회전체적인 결과를 야기하는 또 다른 문제가 되었다. 나약함이라 치부할 수 없는 문제는 그동안 간과해 왔던 시대의 결과물이며 겸허히 받아들여 해결책을 모색하지만 그 조차도 쉽지 않다. 지금과는 또 다른 세상에서 펼쳐질 미래가 희망을 꿈꿀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물론 영화에서 긍정하고 있는 ‘노력하면 된다’라는 말이 희망고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분명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것이 분명히 있으니 현실감이 없는 것도 같다. 하지만 영화에서 강조하는 건 마음 가짐이다. 안된다고 무조건 포기하는 좌절감을 가지는 것보다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바탕으로 현실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기른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음지남에게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도 이 영화를 통해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또한 정답이 아닐 수 있지만 조금씩 자신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물론 다소 부족하게 여겨지는 개연성과 전개는 단점으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짱구가 이끌어가는 긍정의 힘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짱구는 우리를 끌어당긴다. 짱구가 음지남의 내면에 들어가게 되면서 우리가 알던 짱구의 모습이 드러났다. 나는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그렇게 짱구는 이번에도 긍정의 힘을 발휘하여 자신의 답을 제시한다. 그가 전할 수 있는 위로의 방식은 늘 그랬듯 함께 있어주는 것이다. 어릴 때는 웃음을 전했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을 짱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당신이 어떤 모습이어도 짱구는 늘 당신의 곁에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어린 시절 항상 함께했던 짱구는 나의 오랜 친구였다. (그당시 데빌구의 극을 달리던 당시 부모님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외로울 때나 기쁠 때나 매일매일 함께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삶에 치여 가끔 영상으로 보는 게 다였다. 성인이 되면서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전보다는 지난 추억으로 남겨두었던 짱구를 볼 여력이 생기게 되었다. 이런 나와 달리 짱구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 곁을 지켜왔다. 추억으로 남지 않고 지금도 항상 만나볼 수 있는 친구라 행복하다. 추억으로 남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나갈 나의 친구 짱구와 함께 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선의 별이자 마지막 희망, 이순신을 기리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