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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Dec 24. 2023

조선의 별이자 마지막 희망, 이순신을 기리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리뷰


<명량>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이순신 3부작의 피날레를 장식할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12월 20일 개봉했다. 실제 역사에서도 목숨을 걸만큼 치열한 전투였던 노량해전을 다룬 영화다. 그동안 보여주었던 해전의 웅장함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을 담은 만큼 더욱 크게 느껴진다.



임진왜란 발발 7년 후 왜군 수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 후 일본은 퇴각을 결정한다. 하지만 왜군의 퇴각로를 틀어막고 있는 연합군으로 인해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명나라 도독인 진린에게 찾아가 퇴로를 열어달라고 간청했고 진린은 이순신에게 왜군의 퇴로를 열어주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이순신은 지난 7년간 죽어나간 병사들과 백성들을 떠올리며 전쟁을 이대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기에 거절했다. 진린이 고니시의 뇌물에 넘어가 퇴로를 열어주고 그 사이 시마즈의 함대는 고니시와의 협공을 위해 노량으로 이동한다. 이순신은 퇴각을 준비하는 왜군을 절멸하기 위해 마지막 전투를 기다렸다.



장점으로 작용하는 요소들

영화는 이순신 장군뿐만 아니라, 고니시 유키나가, 가토 기요마사, 진린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양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목적과 그에 따른 욕망을 부각한 만큼 이들의 미묘한 신경전으로 인해 펼쳐지는 긴장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이들의 갈등이 영화의 주요한 장면들로 이어지며 관객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한다. 분명 끝이 정해진 결말이지만 왜군의 맹렬한 공격에 맞서 조선 수군이 필사적으로 맞서 싸우는 장면은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치열하게 펼쳐지는 노량해전을 더욱 실감 나게 표현하는 장면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쉬움이 가득한 마무리.

<명량>이 드라마적 연출이 돋보였다면 <한산: 용의 출현>은 해전 연출이 돋보였고 <노량: 죽음의 바다>는 드라마적 연출과 해전 연출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영화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명량>과 <한산>의 단점을 고루 모은 듯 매력적이지 않았다. 분명히 이순신의 고뇌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환영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영화에서는 노량 해전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노량 해전은 왜군의 본국으로의 전략적 후퇴를 차단하고 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꼭 이루어져야 할 설명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다 보니 그저 왜군에 대한 복수처럼 보여 매우 단순한 전개로 느껴진다. 초반의 지루한 부분과 후반부의 늘어지는 부분이 극명한 단점으로 드러나는 건 3부작 중 이순신의 비중이 가장 작기 때문이다. 이순신의 내면에 집중한 대신 영화에서 펼쳐졌던 3국의 신경전이 그리 긴장감이 넘치지 않다. 이순신에게 중점을 맞추지 않다 보니 노량 해전에 기대를 갖게 되는데, 한산에서 봤던 해전의 강렬함이 이곳에서는 느껴지지 않고 거북선의 임팩트 또한 크게 부각되지 않아 아쉬움을 더한다. 또, 3부작의 단점으로 작용했던 어색한 외국어가 여기서도 등장하면서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해 보이는 모습이 곳곳에 보여 몰입이 되지 않았다.



역사적 사실.

임진왜란은 1592년 5월 23일부터 1598년 12월 16일까지 2차례에 걸쳐서 약 7년간 조선을 침략한 일본과의 전쟁이다. 조선과 일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를 크게 변화시킨 전쟁이기도 하다. 정유재란은 일반적으로 임진왜란에 포함되지만 일어난 시기에는 차이가 있어 명칭 또한 다르다. 1592년 왜군이 명나라로 가는 길을 내어달라는 구실로 조선을 침략하며 임진왜란이 시작된다. 전쟁의 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조선은 수적열세에 잇따라 패배를 하게 되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조금씩 판세를 뒤집어가는 육군과 조선 곳곳에서 일어나는 의병활동, 그리고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의 한산도 대첩 승리로 인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명과 일본의 협상이 실패하면서 조선을 재침 공하며 정유재란이 일어나게 된다. 정유재란 초기 명나라에 지원을 요청하고 수군을 보내 배후를 처단하라는 명을 내렸으나 원균이 이끌었던 칠전량 해전의 참패로 인해 판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그러던 찰나, 일본 수군은 육군의 진격에 맞춰 서해로의 해상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진격하고 이순신이 이끄는 명량 해전에서 참패하고 만다. 서해로의 보급 가능성은 완전히 끊기고 일본 수군과 육군 또한 후퇴하게 된다. 그러던 1598년 9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으로 일본군이 본국으로 철수하려는 상황이 발생하고 일본군 철수를 차단하려는 조명 연합 수군과 일본군과의 전투인 노량 해전이 발발한다. 비록 일본은 대패를 당했으나 고니시 유키나가와 가토 기요마사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잔존 일본군을 소탕한 남해왜성 소탕전을 끝으로 7년간의 전쟁이 종결된다.


정명향도(征明嚮導) : 명을 정벌할 것이니 조선은 앞장서라.
가도입명(假途入明) : 명을 치러 가려하니 조선은 그 길을 빌려달라



이순신의 3부작을 되돌아보다.

16세기말 조선의 구국 영웅인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은 10년이라는 세월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아쉬운 마음이 더 큰 건 사실이지만 위대한 영웅,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명량>이 12척의 조선 배가 330척의 왜군을 무찌르는 과정을 다뤘고 <한산: 용의 출현>은 거북선과 학익진을 이용한 이순신의 전술이 주는 쾌감을 전달했으며 <노량: 죽음의 바다>는 7년 간의 전쟁을 끝낼 준비를 마친 이순신의 굳은 의지가 드러났다. 명량은 뜨거웠고 한산은 차가웠으며 노량은 잔잔했다. 또, 한 인물의 일대기를 보여준 만큼 각기 다른 배우가 표현한 이순신의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명량>의 최민식 배우가 표현하는 이순신 장군은 뜨겁고 용맹했다. 그리고 <한산>의 박해일 배우가 표현하는 이순신 장군은 고요하고 잔잔하면서도 울렁인다. 노량의 김윤석 배우가 표현하는 이순신 장군은 그 고뇌를 묵직하고 담담하다. 이순신 3부작은 이렇게 끝났지만 그의 애국심, 그리고 용맹함은 이곳에 남아 우리의 마음을 울릴 것이다.




<한산: 용의 출현> 리뷰


https://brunch.co.kr/@mindirrle/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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