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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Mar 13. 2024

그 위대한 도전 뒤에서 조용히 빛을 내어주는 사람들.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리뷰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는 2023년 11월 3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장거리 수영 선수 다이애나 나이애드의 실화바탕 이야기이다. 실제 만 63세의 나이로 쿠바 하바나에서 플로리다 키웨스트를 종단한 이야기를 다루어 나이애드의 용기와 결단력을 통해 삶의 태도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단순히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서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이다.



격정적이고 귀중한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쓸 것인가.


장거리 수영의 전설 다이애나 나이애드. 그녀는 64세의 나이에도 게으름을 경계하고 도전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그녀는 정체된 삶에 굴복하지 말아야 하며 나이에 한정된 흐름에 굴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마지막이 도전의 계기가 되었을까. 28세라는 나이에 멈춘 자신의 꿈을 64세인 지금 실행하려 한다. 바로, 28살 때 시도했지만 실패한 쿠바 아바나에서 플로리다 키웨스트까지 헤엄쳐서 종단하는 것이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 여겼던 이 일을 지금 성공할 수 있을지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 보면 알 것이다.


180km에 달하고 50시간 넘게 수영해야 하는 '쿠바 아바나 - 미국 플로리다'. 오히려 탈진보다 독해파리가 출몰해 위험한 상황이 연달아 발생한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오기일지 패기일지 모를 도전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는 한계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을 모두 지치게 만들었다. 상황도 상황이지만 주변사람들은 그녀가 도움을 당연시 여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한계가 더욱 빨리 찾아온 것 같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도전을 멈출 수 없었다.


50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날씨, 조류, 규정, 철칙 등을 적절히 지켜야 했고 기존의 팀은 그것을 매우 잘 지켜주었다. 보니를 중심으로 굉장히 체계적으로 돌아갔던 터라 도무지 혼자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주변 사람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달은 나이애드는 팀원들에게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건네고 다시 함께 하기로 결심한다. 최초 성공이라는 명예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여정이 계속되자 마지막이라 여기는 모험의 희망을 걸고 그녀를 지켜본다. 모두가 돕는 이 상황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일념하에 다시 도전한다. 결국 그녀는 다섯 차례의 시도, 네 차례의 실패 끝에 '쿠바 아바나 - 미국 플로리다' 종단을 성공한다.



위대한 도전 뒤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도전의 원동력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그녀는 충분히 뛰어난 전설로서 존재하고 있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 도전을 가속화한다. 육체의 노화와는 다르게 열정으로 가득한 현재의 정신은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져다준다. 무려 180km에 달하는 장거리를 무사히 건널 수 있게 돕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의 의지는 강렬했다. 자신의 목표 외에는 아무것도 보지 않는 그 집념이 모두를 등 돌리게 했지만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홀로가 아닌 모두가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계속된다. 영화에서는 이상하게 주인공보다 주인공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더욱 시선이 갔다. 영화 속에 비치는 주인공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태도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향을 지닌 부분이 극대화되며 몰입감이 떨어졌다. 물론 자성하는 태도를 통해서 관계가 개선되고 도전을 거듭한 성공을 쟁취하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감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


 이 영화는 단순히 한 인간의 놀라운 도전을 다루는 것을 넘어서, 우리 모두에게 영감과 용기를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녀의 끈기와 열정은 우리에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상기시키며, 어려운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처럼 나이애드의 도전은 정말 위대하고 놀라운 여정이다. 영화는 그 여정을 따라가고 표현하는 방식을 선택했으나 그 도전에 대한 특별한 계기나 감정이 따로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겪은 트라우마와 열패감을 이겨내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의 연출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직접적인 표현방식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보였다. 물론 도전에 가까운 일이겠지만 영화에서는 도전이 아닌 트라우마 극복에 초점이 맞춰진다. 무모함과 희망의 경계선은 교차되는 장면을 통해 혼란스러움이 극대화된다. 다큐멘터리였다면 더욱 가슴이 뜨거워졌을 것 같다. 장면들을 통해 주인공의 고난과 열정을 실제로 경험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더욱 감동적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나이 든 두 배우의 노력과 연기가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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