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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Mar 15. 2024

죽음 앞에서는 조국도, 승리도 없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리뷰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작가가 쓴 책이다. 젊은 청년의 시점으로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책으로 1930년, 1979년, 2022년 세 차례 영화화 되었다. 각기 다른 부분이 중점적인 세 영화는 각기 다른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요소를 담고 있어 비교하며 감상하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1930년작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이며 제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이다. AFI 선정 100대 영화 54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의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영화가 아니라 전쟁 속에서 죽음을 직면한 어느 세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전쟁으로 조국을 구하라


전쟁이 시작되고 수많은 청년들이 차출되는 가운데, 어떤 학교를 비추고 있다. 전쟁에 참전해 조국을 구하라는 교수의 연설에 감동을 받은 학생들은 군대에 자원 입대하게 된다. 그들은 본격적으로 군대에 입대하여 혹독한 훈련을 마친 뒤, 바로 전선에 배치되고 그 과정에서 주변인들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폴은 전쟁터에서 수많은 죽음과 파괴를 목격하고, 전쟁이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가져다주는 고통과 비극을 경험하고 자신의 이상과 희망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자원 입대 했지만 전쟁의 실상을 직시하면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를 경험하게 된다. 서부 전선은 정말 이상이 없을까.



이상이라는 거짓과 선동의 연속.


눈앞에서 수많은 죽음을 마주한 폴은 그 고통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다. 마지막 희망이라 여겼던 것들이 사라지고 계속된 전쟁은 그를 끊임없이 무너지게 만든다. 그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기엔 왠지 무의미해졌다. 죽음 앞에서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치기로 설명할 수 없는 전쟁의 참혹함을 바로 봤기 때문이다. 사람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전쟁의 광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자신들을 전쟁터로 이끌었던 교수가 여전히 선전 선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곤 자신에게 후배들을 독려해 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에 분노한 폴은 전쟁은 그저 죽느냐 사느냐가 전부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간 전쟁터에서 마지막 희망을 잃는다.



전쟁의 당사자의 고통.


 가장 첫 번째로 영화화된 이 작품은 전쟁에 참전하는 개개인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지 10년 만에 제작되어 더욱 생생하게 표현한다. 앞에서 설명했듯 전쟁의 포화에서 벗어났지만 전쟁에 의해 파괴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전쟁은 국가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전쟁을 치르는 당사자만큼 더 괴로울까. 강인한 정신력이라는 말로 수많은 희생을 강요했던 부조리에 초점을 맞춘다. 기성세대의 선전선동에 속아 전쟁의 참혹상을 경험하게 된 청년세대의 정신적, 심리적 파멸 과정을 그려내어 더욱 섬세하게 표현한다. 전쟁, 그 누군가는 이득을 보겠지만 개개인에 있어서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특히 전체적으로 보면 나라의 승리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개개인의 희생으로 인해 이루어진 전쟁이라는 참혹함의 본질은 무의미한 것처럼 보였다. 이것은 비극이자 전쟁이 가져다주는 현실의 가혹한 진실이다. 전쟁의 중심이 되었던 이념과 대립은 실질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이들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쟁, 그 이면의 것.


이 작품은 전쟁이 가져다주는 비극과 함께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진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전쟁은 인간을 이성과 도덕의 경계선을 넘어서 무자비한 생명의 손실과 불필요한 파괴를 초래한다. 우리는 전쟁이란 어둠 속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그리고 파멸적인 욕망이 드러나는 곳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전쟁의 참상은 단순히 승리와 패배를 넘어서 개인과 사회의 윤리적 책임과 도덕적 선택에 대한 묵시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이러한 비극을 통해 인간의 본성이라는 어두운 실체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사유를 통해 세계의 평화와 조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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