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이얼 M을 돌려라> 리뷰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마스터피스로 평가되는 <다이얼 M을 돌려라>는 1954년에 탄생한 범죄 스릴러이다. 이 영화는 히치콕의 뛰어난 연출력과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이다. 놀라운 스릴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관객을 긴장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도 궁금하게 만든다.
자신의 사랑에 대한 완고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비추며 영화는 시작된다. 자신이 한눈을 팔게 된 건, 변해버린 토니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말도 안 되는 소리만 늘어놓는다. 고귀하고 열정이 불타는 사랑이라 생각하고 싶겠지만 그들은 떳떳하지 못한 불륜 관계이다. 마크는 토니에게 사실을 털어놓자고 하지만 마고는 들켜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한편, 테니스 선수 토니는 마고와 결혼하며 테니스를 그만두고 사업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그들의 상황을 이미 눈치챈 토니는 그녀에게 살인 충동을 느낄 정도로 분노에 가득 차 있지만 표정이나 계획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고 외출한 사이 스완이 살인에 성공할 수 있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당일이 된다. 본격적으로 작전에 들어간 스완은 살인에 실패했고 마고의 반격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예상과는 다른 상황에 당황했지만 애써 그 모습을 숨기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토니는 과연 '마고 죽이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와이프가 추리소설가인 마크와 사랑에 빠지고 사업 또한 답이 없는 상황이 오자 아내의 유산을 노리고 청부 살인을 계획한다. 그는 감옥에서 나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스완을 끌어들여 살인 계획에 가담하게 만든다. 이 사실 자체가 범죄에 해당하며 처벌받아야 마땅하며 완전 범죄는 허황된 꿈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불륜 커플의 모습을 보면 절로 토니를 응원하게 된다. 마고와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 모습을 보고 멀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서로 대화를 했다면 좀 달랐을지도 모른다. 결국엔 아무것도 얻지 못했음을 보여주며 ㅇㅇㅇ을 보여준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히치콕 특유의 연출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연출의 힘이 영화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히치콕 감독은 남녀관계의 불안정성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불신을 주제와 서스펜스 장르로 영화를 완성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요소를 아주 영리하게 이용하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영화는 끊임없는 추격전 끝에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다뤘지만 범인을 알고 있는 관객에게도 적절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범인을 알고 있음에도 긴장감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놀라웠다. 스릴러 영화는 극적 긴장감을 이용하여 추리라는 흐름으로 이어갈 수도 있지만 나는 알고 남은 모르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반전을 통해 흥미로움을 유발한다. 여러 가지 트릭을 통해 이야기 전개를 이어가고 다시 그 과정을 풀어나간다.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와닿는 스릴러는 정말 오랜만이라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