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형태> 리뷰
수용과 순응 사이에서 같은 감정인지 모를 감정의 형태가 모양 잡히지 않은 채, 흩어진다.
(사랑)
그 시대, 그 도시, 그리고 그곳의 그 사람의 이야기가 떠올랐다가 가라앉는 순간을 조명한다. 지나 보면 동화 같은 이야기는 일상을 벗어나지 못한 현실의 현재의 한 부분으로 남는다. 비극과 희극 사이의 사랑과 상실을 아우르는 사랑의 이야기가 마치 동화처럼 한 남자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이들이 그려갈 사랑의 형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욕망은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고 어떤 성별, 계급에 따라 구분되지 않는다. 그의 욕망은 물속에서 표출되며 교감 또한 물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들에게 있어서 교감은 사랑보다는 본성에 가까운 감정으로 이루어지는 듯하다. 부유하는 감정이 어떤 정해진 사랑의 형태가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빚어내어 만들어지는 모습이 된다. 수용과 순응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감정이 모양 잡히지 않은 채, 흩어진다.
중요한 순간에 침묵하는 사람들을 지나쳐 서로를 늘 지켜왔던 이들이 사랑의 형태를 빚어내어 서로를 지킨다. 잃었을지 또는 살아남았을 지 모를 그들의 모습이 물결에 흩어질 뿐. 와 닿지 않았던 사랑과 너무 와 닿았던 오만이 교차하며 어떤 사랑의 형태든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그저 흐른다.
(시대)
그림의 시대에서 사진의 시대로 도래하며 갈고리를 걸듯 시대는 사람을 끌고 간다. 사람이 만들어 낸 시대이니만큼 개인의 힘으로는 밀어내기 힘든 거대함이므로 인해 가로막고 있던 오만함은 무력함을 압도한다. 이런 끔찍함이 모여 ‘인류의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화합을 바라본다.
화합보다는 강압에 가까운 인류의 발전으로 희생되는 것은 특권 계층이 아닌 주변의 멸시를 온몸으로 맞는 소수자들에 한해서였다. 인간의 이기심은 반복되고 잔혹성은 더해진다. 오만함을 가진 인간은 자신을 신과 동급으로 성급하게 잔혹성을 드러내어 주변을 까맣게 물들인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생명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이 또한 이용한다.
하지만 시대 앞에서 선택하는 건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