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Jun 26. 2024

요동치는 마음속에 삐죽하게 튀어나오는 감정들.

영화 <태풍 클럽> 리뷰


소마이 신지 감독의 <태풍클럽>은 1985년 일본에서 개봉했지만 한국에서는 2024년 6월 26일 개봉했다. 일본 영화제에서 각종 수상을 하여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영화 속 예측 불가능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돌발 행동을 하는 소년 소녀들의 행동을 통해 청소년기의 방황을 잘 드러낸 영화라고 한다. 어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태풍을 그린 영화 <태풍 클럽>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980년의 일본, 한적한 시골 마을의 중학교. 시끌벅적한 교실 속 저마다의 고민을 품고 있는 학생들은 복잡한 감정을 조금씩 표출한다. 태풍이 마을을 강타하면서 선생님들은 얼른 귀가하라고 지시한 뒤 나간다. 하지만 6명의 학생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학교에 고립된다. 단순한 일탈을 넘어서 짝사랑, 우정, 반항심과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표출되면서 어마어마한 태풍이 학교에 몰아치게 된다. 일상에서 벗어나 비일상적인 상황을 맞이하는 이들은 어떻게 하루를 마무리하게 될까.


태풍처럼 요동치는 소년 소녀들의 치기 어린 방황은 이렇게 태풍이 지나가듯 지나가버렸다. 잔뜩 엉망인 어른들로 향하는 길은 이런 모습일까. 청소년기가 되면 불안함과 혼란으로 인해 방황을 하고 어긋나는 관계에 전전긍긍하기도 하며 그 불안한 마음을 숨겨보려고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도를 넘어서면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출하고,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모습은 갑작스럽다고 느껴지지만 서서히 변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생겨난 불안감과 혼란스러움은 여전히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있지만 그것을 적절히 통제하고 또 받아들이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죽음 그리고 삶이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다는 것과 우리는 계속 삶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보다는 좀 덜 방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혼란을 가지며 잔뜩 엉망인 모습을 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방황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어른들은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다. 이렇게 방치된 아이들은 잇따른 일탈을 저지르고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흐름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이 모습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럴 수도 있겠다는 모순이 휘몰아친다. 마치 이 영화처럼. 극단적인 모습으로 영화 속의 인물들을 표현했지만 소용돌이치는 저 태풍만큼이나 혼란스러운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물론 행동으로 다 드러나서는 안되지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내적의 욕망을 활자가 아닌 영상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한 번씩 거치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것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혼란스러움을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어떤 이름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고 어떤 장면들을 지워내고 싶었다. 취향의 영역에서 벗어나 공포의 영역으로 작용하는 요소에도 한순간의 기쁨으로 지워내는 장면을 도무지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불안한 시기를 겪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없어 상당히 아쉬웠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상한데 귀엽고 무서운데 웃긴 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