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Sep 03. 2024

기괴하지만 따뜻한 팀버튼 세계관으로의 초대

영화 <비틀 쥬스> 리뷰

팀버튼 감독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 중 하나인 <비틀 쥬스>는 1998년에 공개된 영화이다. 국내에서는 유령수업이라는 제목으로 배급되었다.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은 팀버튼의 독특한 세계관은 이때부터 구축되어 있음을 이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정상의 궤도와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하여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는 영화이다. 팀버튼 감독의 초반 작품인 만큼 날 것의 느낌이 강해서 기괴하고 어두운 유머가 더욱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팀버튼 감독의 팬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아담과 바바라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난다. 그 후 유령이 된 두 사람은 사후세계 규칙에 따라 사후 125년 간 집안에 갇혀 사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망자들에게 지급되는 가이드북인 '초보 망자들을 위한 지침서'는 이해도 되지 않아 두 부부는 유령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찰스 가족이 그 저택으로 이사를 오게 되고 인테리어를 개조하며 아담 부부의 분노를 샀다. 그들은 어떻게든 겁을 줘서 집에서 내쫓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쓰지만 오히려 그 분위기를 즐겼던 가족들에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다. 그러다 찰스의 딸 리디아가 그들의 정체를 알아챘지만 아담 부부와 친해지게 된다. 한편, 산 사람을 쫓아준다는 유령 비틀 쥬스와 만나 의뢰를 하려고 했으나 사악한 악령임을 알게 되며 이들은 비틀 주스를 거절한다.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던 비틀 쥬스와 아담부부의 정체를 알게 된 찰스가족, 계략과 진실을 알려는 호기심이 얽히며 예측 불허의 상황이 펼쳐지는데... 과연 아담과 바바라는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영화 <비틀 쥬스>는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이용하여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조화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형식적이고 일반적인 모습을 넘어서서 진정한 형태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사람의 시각에 따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들의 가치는 '증명' 받아야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겉의 화려함을 중시하는 사람, 도움이 되지 않는 오지랖을 펼치는 사람, 무척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만큼 비정상과 정상의 경계는 또렷해지고 있다. 그 경계의 구분은 누가 짓는 걸까. 이러한 어른들의 세계를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깨부수는 것은 다름 아닌 리디아이다. 비정상 혹은 외톨이라 분류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편견을 가지지 않고 사람, 유령을 대하는 모습을 통해 조화를 이루어 간다. 


<비틀쥬스>는 간단한 줄거리와 기괴한 등장인물들의 등장으로 상당히 요란스럽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영화를 곱씹어 보면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굉장히 따뜻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상당하다. 진심을 다한다면 어떤 모습을 하던지 다 통하게 되어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다. 이번에 개봉할 비틀 쥬스 비틀 쥬스를 감상하기 전에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36년 만의 후속작이며 비틀 주스가 다시 깨어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뤘다고 한다. 비틀 쥬스가 두 번 언급된 만큼 계약이 맺어지거나 깨지기 직전의 상황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아담 부부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배우들이 출연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년과 소녀의 금지된 장난은 과연 불경한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