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리뷰
새로운 사랑의 시작은 기존에 맺어졌던 사랑의 시작을 깨뜨린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난 잭과 에니스는 평화롭지만 정신없는 양떼목장에서 일하며 점점 가까워진다. 법을 어기는 죄책감도 잠시 그저 그런 상황이 될 수 없는 하룻밤을 맞이한다. 깊고 뜨거웠던 그 날의 기억에게서 벗어나기도 전에 빠지는 서로를 발견한다.
현실에서 벗어난 자신들의 세상은 사회의 시선에 가로막히지만 그들의 사랑은 어떤 세상보다 아름답게 비춰진다. 냉혹한 현실 앞에서는 그런 사실을 감춰야만 했고 어쩔 수 없는 일을 끊임없이 견뎌야 했다. 가정을 지켜야 겠다는 책임감보다 매일 함께 할 수 없다는 슬픔이 앞선걸까. 끊임없이 드러나는 그들의 사랑이 곧 그들의 삶을 집어삼킨다. 사회의 남자다움이라는 역할을 증명하며 타인에게 드러내는 폭력성은 방향을 잃은 채, 사방으로 튀기 시작한다.
사랑과 사람의 본질을 깨닫게 만드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드러낼 수 없는 사이에서 서로를 담지 못해 빙빙 도는 서로를 그저 바라보아야만 하는 순간을 담았지만 애틋한데 이기적이고 슬픈데 화가 났다. 온전히 그들의 사랑에 집중할 수 없게 된 것은 주변인의 상처가 너무 깊게 패인 모습을 바라만 보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성이었다면 겪지 않았을테지만.
마지막 말, 마지막 장소, 마지막 사랑이 남긴 사랑은 겹쳐진 셔츠에 남아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