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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마음, 진심을 다 전하지 못한 아쉬운 후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리뷰

by 민드레


조영명 감독이 연출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2025년 2월 21일 개봉한 영화로 구파도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이 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리메이크 역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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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다 걸린 진우는 벌로 반장 선아의 앞에 앉아 특별 감시를 받는다. 서먹했던 선아와 진우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서로에게 끌리는 속마음과는 달리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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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첫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꿈’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다룬다. 진우는 선아를 좋아하지만 처음부터 좋은 감정을 가졌던 건 아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빠져든다. 반면, 선아는 진우에게 끌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지 두려워한다. 결국, 서로를 좋아했지만 솔직히 다 말하지 못한 서툰 감정 표현이 서로에게 닿지 못한 채 엇갈린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변화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오히려 장난스럽게만 느껴졌던 진우가 진중하게 느껴졌고, 확신에 가득 차 보였던 선아가 불안해 보였다. 영화에서는 또한 꿈이라는 주제 또한 다루고 있다. 어릴 때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고민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꿈은 점점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으로 변한다. 영화는 진심으로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하지만, 동시에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현실적인 면도 보여준다. 특히, 선아가 수능을 밀려 썼다는 이유로 재수를 하지 않고 서울로 가지 않게 되는 점은 지금의 시대에서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장면... 영화는 그런 불안을 겪는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 전개 자체가 다소 산만해서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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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는 ‘상상했던 모습과 다른 모습에 실망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으로 망설이던 초반부와는 달리 후반부에서는 춘천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진우는 그런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원작에서는 여주인공 션자이가 남주인공 커징텅을 좋아하는지 불분명하게 그려지는 것이 영화의 매력이었지만, 리메이크에서는 선아의 감정이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어지지 못하는 관계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 시절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 시절의 나, 그리고 그 시절만큼 사랑할 수 있었던 열정을 가진 나를 그리워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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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그 시절 첫사랑에 대한 공감과 추억을 불러일으켰기에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자리 잡은 이번 리메이크 영화는 더더욱 기대감을 일으켰다. 리메이크 작은 생각보다 더 유치했지만 풋풋한 느낌이었다. 또한, 두 사람의 케미가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난하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해야 하나 원작 이상의 것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원작을 그리 재미있게 보지 않았음에도 이번 영화는 상당히 아쉬웠다. 나름대로 리메이크 영화만의 특성을 살려 재미있게 꾸며낼 수 있었을 텐데, 원작을 너무 신경 쓴 탓인지 아쉬움이 컸다. 주인공은 서툴겠지만 영화까지 서툴러 보인다. 우정에도, 사랑에도, 꿈에도 어느 것에도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더욱 어설픔이 드러났다. 특히 구시대적 설정과 촌스러운 연출이 영화를 더욱 어정쩡하게 만들었다. 개성이 부족한 전형적이고 흔한 한국 로맨스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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