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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벽을 허물고 자유로움을 노래하다. 밥 딜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 리뷰

by 민드레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한 <컴플리트 언노운>은 2025년 2월 26일 개봉 예정이다.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의상상, 음향상 후보에 올랐다. 시대의 흐름을 바꾼 전설적인 가수 '밥 딜런'의 청년기를 조명하는 전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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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은 헌팅턴병을 앓아 입원해 있던 자신의 우상 우디 거스리를 만나기 위해 포크 음악의 중심지였던 뉴욕에 들어선다. 그를 만나 노래하고 그곳에서 피트 시거를 비롯한 여러 음악인과 교류한다. 딜런은 기회만 된다면 어디에서든 공연했고 점차 입소문을 타 컬럼비아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는다. 첫 앨범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한 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주목받는다. 당시 포크 음악의 대표적인 뮤지션이었던 조앤 바에즈와 함께 무대에 오르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밥 딜런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노래를 계속해서 만들어갔고 뉴포트 페스티벌에서 충격적인 무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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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포크 음악은 가사의 반복적인 구절과 전통적인 형식을 따르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밥 딜런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를 변주하며 음악적 경계를 확장해 나갔다. 소속사의 요구로 인해 초기에는 일부 타인의 곡을 불러야 했지만, 그는 점점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두 번째 앨범 이후 그의 음악은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그는 다양한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 갔다. 밥 딜런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고 어떤 음악 장르이든 경계를 나누지 않고 시도했다. 망설임도 있었지만, 어떤 것도 그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록과 기존 음악의 경계를 나누었던 포크 음악의 전통적인 틀도 깨부수며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듣기도 했다. 대중이 원하는 모습에 자신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확신을 가졌다. 만약 그가 실패했다면 아집으로 평가받았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성공을 거두며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음악과 대중성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면서도 자유를 잃지 않으려 했던 그의 태도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음악뿐만 아니라 그의 삶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밥 딜런의 세계였다. 2016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그의 가사가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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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은 유명해지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받았지만, 지나친 관심과 소유욕에는 거부감을 느끼곤 했다. 장르나 사랑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이 그의 음악, 삶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의 가치관을 지지해 줄 수는 없는 일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 가장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사람은 바로 실비 루소였다. 인종평등회의에서 일하며 인종 차별철폐 운동 및 반핵 운동에 참여하는 등 밥 딜런의 음악에 큰 영향을 준 인물로 ‘The Freewheelin' Bob Dylan’ 커버 속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밥 딜런의 요구로 실명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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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리트 언 노운>은 밥 딜런이라는 인물의 청년기를 그렸다. 무명 가수에서 전설적인 가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그가 어떤 확신을 가지고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내었는지 깊게 파고든다. 대중이 원하는 모습과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충돌할 때, 그가 확신 있는 선택을 하는 부분을 다룬 것도 흥미로웠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자유분방한 태도 속에서 얽히고설킨 인간관계가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기존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의 또 다른 면모를 포착할 수 있었고, 그 과정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의 음악 세계를 더 알고 싶었던 만큼, 그 순간이 짧게 느껴지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의 내면적인 갈등과 과거 이야기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아,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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