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컨택트> 리뷰
언어학자인 루이스는 학교에서 강의하던 중, 지구 곳곳에 외계 비행물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듣게 된다. 웨버 대령이 루이스를 찾아와 외계어를 해석해 달라고 부탁하고 루이스는 외계인 접촉 팀에 합류하게 된다. 언어학자인 루이스와 이론 물리학자인 이안이 만나 본격적으로 접촉하기 시작하고 루이스는 외계인들의 언어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외계인에게는 한 부호가 문장이 되는데, 인간은 그를 해석하는 데 한 달이 걸린다. 그렇게 어려운 외계어를 해석하고 계속 접촉하면서 어떤 환영이 그의 머릿속을 뒤덮는다. 어떤 공부에 대한 해석이 미래에 대한 열쇠인 걸까.
“언어는 문명의 초석이자 사람을 묶어주는 끈이며 모든 분쟁의 첫 무기다.”
순조롭게 외계인 암호에 대한 해석이 진행되던 중 “무기를 사용하라 use weapon”라는 말로 인해 전 세계는 혼란에 빠진다. 외계 비행물체에 대한 적개심이 커지는 만큼 서 있는 장소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 위험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음에도 애봇과 코스텔로는 루이스와 이안을 밖으로 내보낸다. 오해로 비롯된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며 루이스는 그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외계어를 완벽히 해석하며 자신의 미래도, 현재 상황도 모두 해결한다. 지금부터 시작될 어떤 현재와 미래는 지금의 선택에서 시작되겠지만 그런데도 우리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제목의 콘택트보다는 원제인 어라이벌 (arrival)에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접촉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지구에 도달하며 생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난 이 순간이 네 이야기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하곤 했어.”라는 대사는 곱씹어 볼수록 미묘한 기분이 든다. 언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를 어떤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말과 같았기 때문에 그의 생각은 외계인과 접촉하며 그 생각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과연 주변의 일들이 그가 겪었던 일들인지 끊임없이 의심한다. 지금의 듄을 만들었던 드뇌 빌뢰르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은 이렇게나 서정적인 SF를 만들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곳곳의 부분이 감탄사를 불러일으키고 영상미, 음악, 연기, 정서가 모두 들어맞은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