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썬더볼츠*> 리뷰
어벤저스는 뿔뿔이 흩어졌고, 마블은 최저점을 찍고 있다. 2025년 4월 30일 개봉한 영화 <선더볼츠*>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 5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영화는 과연 다시 마블을 되살릴 수 있을까. 제이크 슈라이어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이 영화는 감성적인 서사와 마블 특유의 협력 액션을 적절히 섞어낸다. 이 모자라고 미숙하며 엉망진창인 녀석들은 어벤저스처럼 반듯하지 않다. 상처투성이에 쓰레기 취급은 기본. 삶의 밑자락에서 기어 다니며 버티던 녀석들이었다. 서로를 믿을 이유도 함께할 명분도 없지만 이 녀석들이 한자리에 모여 팀을 이룬다. 이렇게 새로운 어벤저스가 탄생하는 걸까?
엘레나는 언니를 잃은 후 방황하며 발렌티나가 주는 임무를 수행하는 비밀요원 일을 한다. 반복되는 임무에 지친 엘레나는 아버지 레드 가디언에게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대중의 시선에서 활동하기로 결심한 엘레나는 발렌티나에게 그 결심을 이야기한다. 최근 중단된 프로젝트의 증거를 훔치려는 인물을 제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임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지하 저장고에 잠입한 엘레나는 제거 대상인 고스트뿐만 아니라 존 워커, 태스크 마스커와 마주친다. 서로가 타깃이었으며 동시에 발렌티나가 유일한 증거인 저장고와 함께 자신들을 불태울 의도라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그들은 과연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한편, 어벤저스가 사라진 세상에서 CIA 국장 발렌티나는 새로운 팀을 꾸릴 계획을 세운다. 프로젝트 센트리를 비롯해 각종 불법 실험의혹이 제기된 옥스사의 과거 핵심 인물이었던 그녀는 탄핵의 위기에 몰리자 자신과 관련된 증거를 모두 없애려 한다.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인물이 이 네 사람. 손 안 대고 코 풀기 위해 이들을 이용하여 증거를 없애고, 자신의 정치적 생명 또한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공허함은 이 영화의 중심에 있다. 공허함이 주제가 된 이 영화는 마블스럽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큰 문제가 되는 이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이며 히어로 영화가 다뤄야 할 주제 중 하나이다. 오히려 지금의 마블이 제대로 응시해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 공허함, 무기력함은 홀로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함께 연대하며 더 나은 삶을 회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썬더볼츠*의 인물들은 모두 버림받았거나, 외면받았거나, 스스로 고립을 선택했다. 그래서 그들이 처음엔 서로를 경계하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기도 하지만 함께 하며 하나가 되어간다. 히어로 팀을 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단절의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연대의 시작이다. 완전하지도, 강력하지도 않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힘을 가지게 된다. 이들은 더 이상 그림자가 아닌 그림자가 있는 사람이 되었으며, 내면의 어둠을 물리칠 '함께'라는 빛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미약하고 불완전하지만 강직한 썬더볼츠*의 진짜 힘이다.
이들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이다. 전형적인 히어로의 모습도 아니다. 이기적인 것은 기본이고, 손발도 맞지 않으며, 팀으로 활동해 본 적도 없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쳤고, 우리를 서로 싸우게 내몬 그 여자를 죽이기 위해 힘을 합쳤을 뿐이다. 이들은 실험으로 인해 고통받았고, 국가에 의해 버림받았다. 그들에게 '정의'라는 이름은 매우 멀고도 먼 존재였다. 이들 중에 팀이 되고자 한 이는 레드 가디언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조금 미숙하고 모자라지만 이길 마음은 가득하지만 사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뭉친 뉴어벤저스의 탄생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실패자들의 반격이다. 완벽하지도 않고 완전하지 않아도 무너졌지만 다시 일어나는 자들의 이야기. 올곧고 정형화된 영웅 서사 대신 상처를 보듬고 힘을 합쳐 악에 맞서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지 않을까. 다음에 또 펼쳐질 이야기가 더욱 기대가 된다. 그래서 이 안티히어로들의 이야기가 더욱 끌린다. 완벽하지 않아도,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이상한 녀석들의 이야기. 정의라는 이름에 갇히지 않고 사람을 구하는 것에 열중하는 진짜 히어로들이 탄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