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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부 지망생이 신문부에 가입한 이유?!

영화 <신입기자 토롯코>

by 민드레


2025년 9월 3일 개봉한 영화 <신입기자 토롯코>는 코바야시 케이이치 감독의 신작이다. 문예부 지망생이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신문부에 가입하며 겪는 좌충우돌 청춘 성장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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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토로코는 어릴 때부터 문학에 푹 빠져 있었다. 그녀가 사쿠라바 학원에 입학한 이유도 동경하던 작가 오노하와 미도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문예부 입부를 꿈꾸던 토로코는 그러나 뜻밖의 사고로 시험을 마치지 못한다. 규정상 재시험 기회마저 잃은 채 좌절하던 순간, 문예부장 사이온지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작가 코노하, 즉 오노하와 미도리의 행방을 알아내면 받아주겠다는 것이다.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토로코는 신문부에 잠입해 ‘신입기자 토롯코’로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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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좇는 건 언제나 고되다.


조사하면 할수록 수상한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문예부장이 감춘 비밀, 그리고 학교가 숨겨온 진실에 다가갈수록 토로코를 향한 위협도 한층 노골적으로 변해 갔다. 그렇게 차근차근 모아 온 증거를 신문에 실었지만 사람들은 금방 다른 것에 관심을 가졌다.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취재의 결과지는 큰 절망으로 다가왔지만 그래도 멈출 수 없었다. 별다른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이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힘을 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그 용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 일이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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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된다는 것


얼렁뚱땅 지원한 신문부에 덜컥 합격한 토로코는 곧 열정적이고 저돌적인 부장 스기하라와 함께 활동하게 된다. 스기하라는 평소라면 토로코가 절대 하지 못했을 일들을 서슴없이 밀어붙였고, 그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토로코의 윤리관과는 정반대의 방식이었지만 스기하라는 그것이 옳다고 말했다.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해야 한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겠다. 진실의 힘을 믿는다.” 그녀가 존경하는 기자 마에아마 카즈키의 신념을 그대로 이어받은 태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누군가의 불행을 소비하기 위해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구석구석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취재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기자가 된다는 것은 특정집단의 이익에 굴복하지 않고 세상의 정의와 진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일임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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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용기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세상과 타협하며 누군가가 꾸며낸 ‘정의’를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거짓을 벗겨내고 진실을 밝혀내려는 기자가 필요한 것이다. 세상의 회색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거나, 무의미한 신념을 버리고 학교가 강요하는 ‘정의’에 순응하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해가 될 뿐이다. ‘토롯코(トロッコ)’는 원래 화물을 나르던 작은 화차를 뜻한다. 일본 언론계에서는 이 단어를 신입 기자, 즉 수습기자를 가리키는 은어로 사용한다. 무겁고 거친 세상의 짐을 실어 나르듯 기자가 사회의 진실을 짊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처음엔 토롯코로서 눈앞의 임무를 다하던 토로코는 어느새 진심이 되어갔다. 문학을 사랑하던 소녀는 어느새 진실을 밝혀내는 것에 열의를 느꼈고 진실을 밝혀내면서 흥분과 쾌감을 가지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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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세상에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다


어느새, 토로코는 작은 불의에도 순응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었다. 비록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적어도 진실은 존재한다고 믿으며 그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영화의 시선이 인상 깊다. 작은 세계의 틈에서 발견한 진실을 붙잡고 더 넓은 세상으로 걸어 나아가는 과정은 곧 “어떤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처럼 다가온다. 비록 학원물의 익숙한 서사를 따르고 있지만, 토로코가 직접 행동하며 자신이 무엇을 할지 깨닫고 선택하는 모습은 성장의 설득력을 더한다.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기 위해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토로코의 모습을 응원하게 된다. 처음에는 문학에 그렇게 열정적이던 토로코가 어떻게 신문기자의 모습을 좇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은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 분위기를 담고 있으며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픽션이 힘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조금은 부족해 보였던 서사의 공백에 설득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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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협하지 않겠다


영화는 단순한 전개구조를 가졌다. 청춘 학원물이지만 로맨스는 덜어져서 그들의 사건에 더욱 주목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뻔한 반전이나 허술한 전개, 예상 가능한 전개는 다소 아쉬웠다. 무엇보다 현실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손쉽게 해결된다는 것이 갸우뚱하게 만든다. 결말 자체가 갑작스럽기도 하고, 일본스러운 청춘전개 마무리가 당황스럽기도 했다. 다만,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에서 자신의 미래와 꿈을 결정한다는 그 힘이 당차게 다가왔다. 문학을 제외하고는 열의가 없어 보였던 토로코가 변화해 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자리 잡았다. 좁은 세상을 큰 마음으로 들여다보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토로코의 여정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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