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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안 하신 조폭 코미디 영화 나오셨습니다.

영화 <보스> 리뷰

by 민드레


언제부터인가 추석을 겨냥한 코미디 영화라는 말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게 되었다. 이번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배우진에 대한 기대와 경쾌하고 신나는 소동극의 에너지를 통해 힐링을 선사한다는 감독의 말은 영화에 대한 흥미를 유발한다. 영화 <보스>는 2025년 10월 3일 개봉한 영화 <보스>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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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1990년대 후반, 식구파는 세력을 키워 작은 도시를 접수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보스가 죽으면서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차기 보스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보스 후보는 총 3명. 조직 내 이인자이자 중식요리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싶은 순태, 춤에 빠진 강표, 그리고 누구도 보스로 인정하지 않는 판호. 하지만 정작 유력한 두 후보는 보스 자리를 원하지 않아 서로에게 떠넘기려는 기묘한 대결이 펼쳐진다. 보스가 되지 않으려는 싸움과 보스가 되어야 하는 자리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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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다. 대부분의 조직 폭력배 영화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면, <보스>는 오히려 권력을 피하려는 싸움에 초점을 맞춘다. 그 자체로 클리셰를 뒤집는 신선한 설정이다. 하지만 이 참신함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게 다가온다. 설정의 한계라고 해야 할까. 누아르라고 하기엔 무겁지 않고 코미디라고 하기엔 가볍지 않은 애매함이 장르적 정체성을 흐려지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영화는 배우의 연기에 지나칠 정도로 의존한다. 우려했던 지점이 현실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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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아르는 대개 멋있고 따라 하고 싶은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그 자리의 비루함을 강조한다. 보스라는 타이틀은 멋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책임과 의무를 떠맡아야 하는 자리인 것이다. 현대와는 걸맞지 않으며 떳떳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특히 순태의 딸이 학교에서 조폭의 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다는 설정은 조폭이라는 것 자체가 무서움이 아닌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보스라는 타이틀이 개인을 막아서는 걸림돌이 된 것이다. 이들이 조직에서 어떻게 서든 벗어나려는 노력이 이해가 갔다. 그러한 설정이나 이유 자체는 흥미로웠으나 어디선가 본 듯한 누아르의 그림자와 어설픈 코미디가 뒤섞이며 남는 건 ‘어이없는 웃음’뿐이다. 이런 영화에 이런 배우가 쓰였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그래도 이규형 배우가 '슬기로운 감방 생활'의 한양이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선보이는 장면은 확실하게 웃겼던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런 영화에 이런 배우들이 쓰였다는 사실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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