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 리뷰
28일 시리즈는 28일, 28주 후 그리고 28년 후의 시점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전편에서 느꼈던 실망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전작보다 더 나은 후속작이 될 수 있을까. 전편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관객에게는 이번 영화는 조금 더 나은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뼈의 사원에서 펼쳐지는 콘서트 장면부터, 좀비 세상에서 발견할 또 다른 희망까지도. <28년 후: 뼈의 사원>은 2026년 2월 27일 개봉했다.
영화는 <28년 후> 1편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작된다. 스파이크는 무사히 살아남았지만 심상치 않은 집단을 만나게 된다. 통과의례를 치른 후, 스파이크는 '지미'라는 이름을 부여받는다. 먼 시선에서 스파이크를 바라보기만 하는 연출은 어린아이에게 가혹하리만치 개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재난에서 그를 구해줄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며 절망감을 느끼게 유도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미 크리스털 경'을 중심으로 한 이 단체는 스파이크를 도와주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착취의 대상으로 본다. 올드닉을 숭배하며 의식을 '자선'을 수행하지만 종교라는 이름만 붙인 살육 집단이었다. 내부 결속력이 단단해질수록 그는 이곳이 도망가고 싶은 감옥처럼 느껴진다. 지미 크리스털 경의 종교는 구원이 아닌 죽음이 전석매진된 사원에 '소속감'이라는 티켓을 배부한다.
좀비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곧바로 긴장감을 만들고 이어서 불안감으로 번진다. 압도적인 공포는 '인간이 절멸하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점프스퀘어가 더해지며, 그 불안감은 배가 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믿음'에 대한 공포다. 내가 믿었던 무언가가 모두가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 불안 속에서 사람들은 눈앞의 쉬운 '믿음'에 의존하게 된 것일까. 이들에게 중요한 건 진실보다 믿어야 할 필요성이었다. 이 혼돈의 세상에서 신은 없고 희망은 더더욱 없다. 그러니 이 엉뚱하고도 이상한 종교의 믿음을 따르는 건 필수 불가결한 일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은 믿고 싶어서 믿는 게 아니라 믿을 것이 필요해서 믿는다. 현대 사회에서는 믿음의 역할과 불안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
28년 후에도 여전히 세상은 혼돈으로 가득하다. 격리된 외부 세계는 보여주지 않고 그 폐쇄된 공간에 현미경을 들이댈 뿐이다. 영화가 좀비로 가득한 이 세상에 집중하는 것은 왜일까. 부의 구원 가능성을 차단함으로써, 오직 이 지옥도 안에서 분투하는 인간의 선택에만 온전히 집중하게 만든다. 이곳의 세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인지 보여줄 이야기가 더 많은 것인지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것에도 무게를 두지 않으며 어떤 '결말'이 진행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관객에게 불안과 긴장을 선사한다. 그 속에서 생존한 인물들은 각자의 신념에 따라 움직인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기도 하고, 혹은 의심하며 거리를 두기도 한다. 인간의 기본적 본성과 사회의 규칙, 혹은 규율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근본적 질문이, 철학적 성찰이 부족했던 전편과 대비되며 이번 영화가 탐구하고자 하는 주제를 드러낸다. 여전히 혼돈 속에 남겨진 이들의 불안과 절망은 희망의 흔적과 맞닿아있다.
이 나열된 절망은 '희망'이 한 줌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준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죽음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는 '뼈의 사원'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당연히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던 부분에서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그 희망은 바로 새로운 종족인 '알파' 삼손에서부터 비롯된다. 시간이 더 지나 삼손과 스파이크가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결론적으로는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혼돈 속에서도 인간은 선택하며 살아가고, 그 속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관객은 이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불확실과 절망 사이에서 빛나는 작은 가능성을 체감하게 된다.
https://brunch.co.kr/@mindirrle/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