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Jun 29. 2022

그립지만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우리의 그때,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리뷰


늘 함께하며 얼굴만 바라봐도 웃던 순간에서 갈라져 각자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삶이 비친다.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사라지는 다섯 명의 친구들은 사회에 가까워질수록 서로에게서 점점 멀어진다. 영원할 것 같은 시간도 자신의 시야 앞에서는 한없이 멀어지는 순간들을 그저 지나쳐 갈 뿐이었다. 20대라는 나이가 미성년과 성년의 단 하나의 벽을 단 채 나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이 사회를 살아가야 한다. 그동안 미화되어온 청춘이라는 단어를 다섯 명의 인물들, 모두를 끌어안는다.      




자유로움의 상징의 성인은 세상의 모든 책임을 쥐어야 하는 나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독립을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다섯 명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있지만 태희의 자유롭고 싶은 모습과 지영의 자유롭고 싶은 모습이 다르지만 비슷하게 겹치면서 그들로 하여금 한없이 가까워지는 순간을 마주한다. 관계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현재의 관계와 자신의 모습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를 필두로 이어질 것 같던 영화는 부탁을 가장한 무책임으로 이어지는 것 같으면서도 나 하나도 책임지기 힘든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다만 함축적인 영화의 표현과 그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그저 하늘에 날아가는 비행기처럼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이다. 영화의 앞과 뒤를 조금 더 보고 싶은 영화는 참 오랜만이다. 누구도 돌보아 주지 않는 고양이처럼 태희, 지영, 혜주, 온조, 비류도 그 고양이와 같았다.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것처럼 자연스레 멀어지는 공간을 애써 가깝게 만들려는 노력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멀어진다. 그들이 함께했던 시간은 사라지지 않으니 지금 함께 할 수 없어도 20년 뒤에 다시 모여 늘 그렇듯 웃으며 다시 모일 그날이 나도 모르게 기다려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장 먼 곳에서 느끼는 아늑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