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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Apr 22. 2022

자리를 지키기 위한 치열함, 그것이 너의 바람이 맞는가

영화 <앵커> 리뷰


천우희 배우로도 눈길이 가게 만든 영화는 천우희 라는 이름 세글자로도 볼 이유가 충분한 영화 '앵커'를 소개하려 한다. 정지연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아 2022년 4월 20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벌어진 일을 그렸다. 메인 앵커 자리와 한 통의 제보 전화 사이의 연결고리가 자아내는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배우의 열연과 맞물리며 잔상깊은 영화로 이어진다. 이들 사이에 숨겨진 충격적인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비틀어진 세계로 인해 곤두선 신경이 실수로 이어지며 자신의 안전보다는 메인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한 강박감이 된다. 어둡고 비가 내리는 밤, 제보자의 집에 찾아가면서 특종을 하게 되고 그 불안감이 사라지나 싶었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왠지 모를 연결고리가 엮이면서 그 불안감은 쉴새 없이 커진다. 가장 완벽할 때, 무너지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예기된 일일지도 모른다. 그 시대에서 강요하는 어떤 사람의 모습이 또 다른 이를 깊은 호수에 가뒀으니 사회에서 기대하는 모습이 나올 리가 없으니까. 당연하게 여겨지는 모성애를 비틀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목을 옥죄던 것은 사건이 아니라 과거의 ‘나’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과 대면하여 본연의 자신을 찾는다.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완벽을 추구하는 세라는 끊임없이 강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든 것이 둘러싸인 것이 이어져 어렵게 쌓아 올린 그 자리는 금방 무너진다. 어쩌면 덧없는 그 무언가를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천우희의 연기는 몇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나라고 할정도로 주인공 ‘세라’의 미세한 감정 변화가 ‘천우희’ 배우를 통해 잘 드러나며 극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며 몰입을 높인다. 특히 진실로 다다르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가 드라마가 아닌 스릴러로 이끌며 영화 안에서 가지고 있는 광기 어린 공포감을 그대로 전해준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만큼 영화 전체의 두려운 분위기가 잘 드러나면서 자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중압감을 잘 드러낸다. 특히 이 영화가 더 무서운 이유는 본연의 자신을 찾은 마지막을 보여주지만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주변의 모습을 보았을 때, 과연 찾은 것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거울 속의 또 다른 나에게 잡아먹힌 것은 아닐지 말이다.



하지만 ‘시기’ ‘질투’에 관한 소재가 많은 만큼 같은 방식을 택하며 한국 스릴러 영화의 진부한 클리셰를 답습한다. 이렇게 좋은 배우들로 너무 아쉬운 아류작을 뱉어낸다. 좋은 주제의식과 흐름을 가져가고 있었지만 중심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결말을 이상하게 만들어 버린다. 시기와 질투의 한계는 신작 ‘앵커’이지만 ‘디바’가 떠오르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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