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Apr 24. 2022

자기 연민과 불행의 한끝 차이

영화 <프랑스> 리뷰


영화 프랑스는 주인공인 프랑스 자체로 스며든 레아 세두의 연기와 표정으로 영화의 전체 분위기와 의미를 더더욱 명확하게 밝힌다. 프랑스의 내면을 레아 세두를 통해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뜨거운 감정과 냉정한 시선이 부딫히며 의미를 짙게 해 하나의 상황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게 한다. 곱씹어 볼수록 맛있는 영화 프랑스는 다양한 향을 풍긴다. 어떤 향을 맡을지는 감상하는 이에게 달렸다.



프랑스 드 뫼르는 시선을 끄는 매력을 가진 최고의 기자이자, 24시간 뉴스 채널의 최고 간판스타다. 진실을 밝히고 진실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파헤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거짓으로 웃음을 밝히고 끊임없이 자신을 꾸며내는 일을 한다.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일관된 모습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에게 사고가 나면서 회의감의 감정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행복이라고 부르는 보편적인 조건을 다 갖추고 있지만 명성으로 인한 지나친 시선으로 고통을 느끼고 동시에 불행을 온몸에 감싸며 눈물을 흘린다. 거짓으로 가득한 프랑스의 진실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그 감정들은 모두 자신을 향해 있었다. 누군가의 고통으로 인한 슬픔이 아닌 자기 연민으로 가득한 슬픔이었던 것이다.



슬픔에 잠긴 프랑스는 산으로 요양을 떠나게 되고 그 곳에서 샤를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샤를이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접근한 기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다시 방송에 복귀하게 된다.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늘 진실 뒤에 숨어 거짓을 연기했던 프랑스의 모습이 방송사고로 인해 여과없이 방송에 송출 되면서 연출된 방송이었다는 것을 들킴과 동시에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들까지 잃게 되는 불행을 맞는다. 비난을 받지만 금방 잊는 사람들 덕분일까 계속해서 거짓을 연기하는 프랑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추모 장소 앞에서 아이의 부탁을 거절하면서 조금 달라진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프랑스는 변화와 성장을 모두 가져갈 수 있을까.



자신을 세상에게서 시선을 사로잡은 만큼 시선에 잡아 먹히는 프랑스의 모습은 명성에 사로잡혀 허영심을 끝끝내 내려놓지 못하는 어떤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다. 사회문제를 다루면서도 사회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고 시선을 외면하며 무기력 하면서도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허영심과 오만이 불러온 비극의 연속은 무시해버린 수많은 상황들의 결과다. 실체없는 목적추구가 불러온 끝이 없는 추락은 그가 끝내지 못할 또 하나의 문제로 남는다. 비난은 하나 대책은 없고 사랑을 갈구하나 냉소주의에 빠진 그는 눈 앞에서 하얀색과 파란색이 빨간색을 찌그러뜨리고 밟아도 현실을 외면한 채, 그저 눈을 감는다.



그렇게 불행을 머금는 순간, 더 깊이 빠져드는 자기 연민은 지독한 냄새를 풍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리를 지키기 위한 치열함, 그것이 너의 바람이 맞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