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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Apr 26. 2022

언제나 곁에 있지만 변하는 순간 사라지는 사랑, 사람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리뷰


사랑은 형체가 없지만 두려워도 계속 이어나가며 결혼이라는 한 형태로 유지되곤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랑이든 끝은 존재하고 그 사랑의 끝은 유치하고 단순하면서 잔인하다. 계약(혼인신고)이라는 형태에서 벗어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상태가 되어버리니 이미 놓아버린 관계의 끝은 그저 끝일 뿐이다. 제이미가 "놀라게 하지말고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주세요" 라고 한 것처럼 29년이라는 시간을 '편집 - 실행취소하기' 하듯 간단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에드워드의 '아무도 뒤돌아 보지 않았다.' 그레이스의 '여기 와 본 적이 있다.' 라는 두개의 말은 서로가 다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드워드는 사랑을 느낀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행동과 말들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였고 다름의 한계를 에드워드가 몸소 느끼면서 자신이 행복한 길을 선택했다. 자신에게 있어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관계의 맺음 뒤에 새로운 관계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자신의 힘듦에 가려 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고 안타까운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사랑을 말한다. 사랑의 방식이 이렇게 다르고 사람이 한 가정에 속해있어도 각각의 생각과 가치관이 존재하지만 사랑이든 종교든 삶의 방식이든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모습을 내내 보여준다. 그레이스가 보여주는 포근한 사랑은 느껴졌지만 왠지 모를 갑갑함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그렇게 둘 사이의 아들인 제이미가 어떤 편에도 서지 않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사랑과 사람을 보여준다. 그들에 대한 존경심 뿐만 아니라 가족의 사랑이라는 것도 동시에 느끼게끔 말이다.



우리가 믿는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 영화에서는 부부와 연인 관계의 사랑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가족의 사랑도 포함시키며 제이미를 말한다. 이미 멀어져버린 에드워드와 그레이스의 사이에 있는 제이미는 모든 것을 기다려주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부모님을 기다린다. 때론 지칠때도 있지만 부모님을 삶의 범주에 조금씩 포함시키며 구원이 아닌 존경을 시작한다. 지금의 부모님의 나이를 앞서야 알 수 있는 것들은 이미 저 앞에 걸어가고 있는 부모님과 더 멀어져서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평생 모르게 될지도 모르지만 한 테두리 안의 가정과 가족의 온기는 틀림없이 느끼겠지.



*제이미는 아버지가 미래라고 해도 불륜은 따라하지마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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