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Jul 09. 2022

다름의 재료가 섞인 찌개를 모두가 나누어 먹다 보면.

영화 <부부> 리뷰 -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늘 그렇듯 바쁜 아침을 마주하고 어떤 대화 없이 흘러간 평일을 지나 모두가 일어나지 않은 밝은 주말을 맞는다. 아버지의 재혼 소식에 앞서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던 세 남매는 그들 앞에 나타난 누군가에 의해 모두가 일시 정지 상태가 되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상황에 의해 가족들은 혼란 속으로 빠지며 또 다른 반응을 보인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상황 속에서 아버지의 재혼은 어떤 의미일까. 아니,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맞는 걸까. 이 질문에 면밀한 내면의 대답을 '부부'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새로움’은 언제나 부모 세대보다는 자식 세대에서 펼쳐지고, 또 자식 세대보다는 부모 세대의  '이해’를 바랐던 모습이 매체에서 비쳤었고 나는 그 소재에 익숙했다. 그래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이해가 또 다르게 다가왔을 땐, 강요의 폭력이 된다는 것을 이제야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싫어할 자유는 누군가를 혐오하는 표현으로 이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도 말이다. 나의 입장이 아닌 타인의 입장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움에 대한 편견을 곱씹는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그 인물의 내면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만 또렷한 영화의 주제로 명확해지는 의미는 ‘부부’라는 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보편적인 가족 구성과는 다르게 표현될, 다름의 재료를 적절히 섞어 만든 찌개를 모두가 덤덤하게 덜어 먹음으로써 이해의 과정에 도달하는 순간을 조명한다.

   


봄의 산뜻함도, 여름의 열기도, 가을의 선선함도, 겨울의 쌀쌀함도 모두 피해 가도 햇살은 지속해서 같은 자리를 비춘다. 이해에 대한 다른 속도와 시간을 가지고 있는 가족에게도 대화의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이들이 펼쳐줄 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단편영화 '부부'는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중이 바라보는 이효리 대중이 바라는 이효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