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아동문학[2025 겨울, 통권 107호]
포공영
온 세상이 눈 속에 푹 파묻힌 날에
눈사람이 태어났다
눈도 있고
코도 있고
입도 있고
푸른 솔잎으로 된 머리카락도 있었지만 딱 한 가지가 없었다
그 한 가지가 없어서
붉은 털목도리를 휘휘 둘렀음에도 불구하고 몹시 추워 보였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눈사람이 갖지 못한 것!
눈사람에겐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었기에
모른 척
그냥 지나치려는데
툭 불거진 솔방울 눈이 나를 간절하게, 간절하게 바라보았다
‘흠, 하는 수 없군’
난 눈사람의 왼쪽 가슴에 하트를 그리고 입김을 불어넣었다
쿵 쿵 쿵 쿵 쿵…
커다란 심장 소리가 겨울잠에 빠진 나무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눈사람이 따뜻해졌다
<열린아동문학>(2025 겨울-통권10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