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 오래 마음을 쓰는 나에게

by 인담비

마음이 이상하게 오래 가는 날이 있다.


작은 말 한마디,

짧은 표정 하나,

별 뜻 없이 스친 대화였을 텐데.


그 순간은 지나갔지만,

그 감정은 내 안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일은 잘 넘겼고,

겉으론 아무렇지 않았는데,

퇴근길 엘레베이터 안에서 문득 떠오른다.


'내가 예민한 걸까?'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지?'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선

'계속 생각나네...'하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무게가 남는다.


내가 잘못 느낀 건지,

내가 괜히 의미 부여를 하는 건 아닌지,

자꾸 의심하게 된다.


'나만 그런건가...?'


이런 일들이 생기면,

'그만 생각하자'라고 할수록

더 생각이 났다.


이제는 털어내려는 노력보다

그냥 '내가 신경쓰고 있구나'하며,

내가 나를 알아준다.


감정은

항상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꼭 해결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금방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마음에 감정이 오래 머문 자리는,

내가 그만큼 진심이었던 자리였다.


그걸 알게 되면서,

나는 조금씩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예민해도 괜찮고,

오래 마음 써도 괜찮다고.


그렇게 반응하는 내가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는 걸,

내가 나를 알아준다.


그래서 오늘은,

그 마음을 껴안은 채 퇴근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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