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혼자 있는 법을 가르치지 않으면 그들은 외로워지는 법만 알게 될 겁니다.-셰리 터클_MIT 사회학자
마라톤을 하면 생각이 퐁퐁 솟습니다. 풀리지 않던 문제, 속 태우던 문제들이 하나둘 실타래처럼 풀려나갑니다. 신기하게도 생각지 않은 답을 얻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마 뛸 때마다 발뒤꿈치를 자극하여 뇌를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는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이런 현상은 샤워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샤워를 하려고 해도 전에 한 번도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가 마구 밀려옵니다. 순간적으로 생각들이 팝콘처럼 튀어 올라 당장 적지 않으면 흩어지고 말 정도입니다.
저는 풀리지 않는 일이 있으면 화장실에 갑니다. 내가 원하는 답을 기다렸다 마치 내어주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합니다.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신기하고 멋진 아이디어를 얻는장소입니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침대 옆에 보드판을 세워놓습니다.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보드판에 적어놓기 위함입니다. 특히 꿈을 꾸었을 때 적어놓지 않으면 금세 머리에서 사라지는 걸 막기 위한 조치랍니다.
마라톤을 하고 샤워를 하고 보드판에 적는 일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일입니다. 이런 행위로 문제를 해결해 본 사람은 더 자주 경험하는 방식입니다. 세 가지 행동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느긋할 때, 또는 느긋한 여유를 가질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창의성과 느긋한 여유는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뇌는 느긋한 상태일 때 큰 그림을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편안하고 열린 태도로 문제에 접근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 아이디어가 중요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면 느긋한 태도로 따뜻하고 편안한 상태를 즐기며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은 낙하산과 같아서 최상의 기능을 발휘하려면 활짝 펼쳐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배움, 인간관계, 삶의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창의적인 접근법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주먹을 꽉 쥐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떤 느낌과 생각이 드시나요? 온통 머리와 가슴이 꽉 차서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주먹을 쫙 펴 보세요. 어떤 느낌과 생각이 올라오나요? 주먹을 쥐었을 때보다 아이디어와 생각이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불현듯 통찰을 얻었던 경험은 무언가를 이뤄내려고 적극적으로 애쓸 때보다 느긋한 순간에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노는 시간, 쉬는 시간, 방학, 낮잠 시간, 공상, 낙서, 그 외에 공부와 관련 없는 다양한 활동을 할 때 뇌가 느긋해집니다. 자연히 창의성이 발휘됩니다. 이때는 스트레스가 없을 때입니다.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느긋함을 즐길 시간적 여유가 태부족합니다. 모든 활동이 시험 중심으로 돌아가는 학교생활과 성취 중심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느긋함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분주함의 덫에 빠져 지냅니다.
학교-학원-도서관-집이라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정신없이 돌아치다 보니 집중하지 못하고 주의조절에도 실패합니다 속도를 늦춰서 뭔가를 하는 게 낯설고 익숙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불편합니다. 부모들은 자녀가 무언가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강박적으로 붙들려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공부하라고 다그치고, 학원 가는 걸 빼먹지 않는지 감시자가 됩니다.
바다에는 밀물이 있고 썰물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시간이 있으면 쉬는 시간, 노는 시간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자연의 이치를 무시합니다. 그러니 경이로움과 자유를 만끽해야 할 낭만적인 유년기가 실종되어 버렸습니다.
어린 나이에 분주한 삶을 살게 되면 스트레스가 생기고 이 경험은 뇌에 각인됩니다. 빨리빨리 해치워버리는 게 몸에 뱁니다. 이런 습관을 바로잡아 주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속도를 늦추고 스트레스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두지 않으면 장차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청소년들 사이에 정신질환이 급증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이고, 이론도 분분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과 같은 행동 중심의 문화와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소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런 비극과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마음챙김 명상이 필요합니다. 10대에 스트레스 대처법을 배우지 못하면 나중에는 배울 기회가 훨씬 더 줄어듭니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경험 속에서 굳어지고, 아이들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학습은 장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받습니다. 그런 점에서 명상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기보다는 반드시 해야 하는 훈련이라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