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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월 Apr 18. 2024

마음의 평화를 얻는 법

인생학교에서 그림책 읽기


그림책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의 주인공 앙통은 완벽한 수박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누군가가 완벽한 수박밭에서 수박 한 통을 가져가 버립니다. 그것도 감쪽같이. 앙통 큰 상처를 입습니다.   


수박 한 통이 사라진 자리는 움푹 파인 채로 남았습니다. 앙통은 이 빈자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사랑과 정성으로 가꿨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앙통은 눈물을 흘립니다.

 

어느 순간부터 앙통은 도둑맞은 수박이 크고 꿀맛일 거라는 망상에 사로잡힙니다. 꿈속에서조차 잃어버린 수박을 찾아 나섭니다. 심지어 자신이 수박도둑이 아닐까 하는 터무니없는 악몽에 시달립니다.

 

그날 이후로 앙통은 수박밭을 지키며 몇 날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웁니다. 그렇지만 피곤이 쌓이면서 몸이 견디지 못하고 결국 곯아떨어집니다.


앙통이 잠든 사이에 고양이들이 하나둘 수박밭으로 몰려나옵니다. 고양이들은 신나는  놀이장소를 만난 듯, 수박을 던지고, 씨가 담긴 자루를 터트리며 축제를 벌입니다. 금세 수박밭은 난장판으로 변합니다.


다음날, 눈을 뜬 앙통. 엉망이 된 수박밭을 바라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습니다. 요즘 말로 현타가 찾아오고  머리에 지진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제껏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도둑맞은 수박, 그 빈자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앙통은 더 이상  때문에 고통스럽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눈을 뜹니다. 그는 기쁘게 이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워진 앙통. 그제사 수박을 거둬들이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완벽한 수박밭에서 말이지요.


우리 역시 앙통처럼 한 가지에 꽂히면 다른 건 보이지 않게 됩니다. 잠시도 그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죠. 마음이 매이는 바람에 다른 것을 보기 힘듭니다. 다른 건 하찮게 보이고 잃어버린 것, 놓친 것, 부족한 것만  크게 눈에 들어옵니다.


심지어 그게 전부라고 여기면 여길수록 슬프게도 망상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무지와  집착의 프레임이 작동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주는 형벌이 이와 같습니다.  


이 모든 게 자신이 만든 틀이란 걸 깨닫지 못하면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 틀 중에 하나가 바로 완벽주의입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족쇄가 되어 불행을 불러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게 있을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완벽할 순 없지만, 완벽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까지 포기하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완벽을 위한 노력과 완벽주의는 다르니까요.


앙통이 난장판이 된 수박밭에서 빈자리가 없음을 안 건 그에게 자유를 선사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옥죄었던 마음의 감옥에서 풀려나게 해 줍니다. 붙들고 있던  완벽주의적인 태도를 놓아버린 덕분입니다. 이럴 땐 수박밭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고양이가 고맙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무엇에 매이면 괴롭습니다. 만약  어떤 것에 매인 걸 알아차렸다면, 그걸 바꿀 수 없는 것이라내려놓아야 합니다. 그게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입니다. 완벽한 수박밭을 가졌던 앙통이 바로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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