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 레몬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김없이 나와 반깁니다. 누구보다 먼저 현관으로 쪼르르 달려오니, 기특하고 고마운 녀석입니다.
"오늘 잘 지냈어?"
그렇게 물으면 야옹 소리로 대답합니다.
녀석이 나를 반기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북어트릿을 달라는 거죠. 내가 간식 담당이라는 걸 눈치챈 겁니다.
녀석은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는 동안에도 다리를 휘감으며 냉장고로 가자고 성화입니다. 냉장고엔 자신이 좋아하는 게 있거든요.
"알았다, 알았어."
나는 냉장고에서 북어트린 네 조각을 꺼냅니다. 녀석은 나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북어트릿을 던져주기를 기다립니다. 녀석에게는 둘도 없는 놀이 시간이지요.
이렇게 북어트릿을 던져주고 '끝이야" 하고 손을 터는 시늉을 하면 녀석은 입맛을 다십니다. 아쉽다는 표시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녀석이 달라졌습니다. 조금 점잖아졌다고 할까요? 아침이 밝으면 내 발을 살짝 깨물며 얼른 일어나 당신이 할 일을 하라고 법석을 떱니다. 그 일이란 자신에게 간식을 달라는 것이죠.
하루도 빠짐없이 그러던 녀석이 요 며칠간은 내 발치께에서 가만히 기다리거나, 의자에 앉아 내가 잠에서 깨어나기를 조용히 응시하며 기다립니다. 그것도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왜 그러니?" 하고 물으면 대답은 하지 않고 지그시 내 눈을 쳐다봅니다. 따로 짚이는 게 없으니, 그냥 녀석의 변화를 지켜볼 뿐입니다.
이제 내 기상 패턴을 알고 포기할 건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걸까요? 아니면 기다림의 의미를 알 정도로 성숙해진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