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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자수 Feb 27. 2022

언제 이렇게 컸을까? 오늘도 미안한 엄마

그래도 여전히 사랑하는 엄마


언제 우리 첫째가 이렇게나 컸을까?

일이 생겨 급하게 내려온 곳에서 재미 삼아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보니.... 너는 어느새 엄마만큼 자랐구나.

아직 교복을 입지 못하는 초등생인 너는 교복 입는 게 그렇게 신기하고 재밌구나.

  뽀얗고 하얀 피부. 날씬한 몸매를 지닌 너는 봄을 알리는 후리지아 꽃처럼 싱그럽구나.


키가 자란 만큼 생각도 많이 자랐을 텐데 엄만 오늘도 너를 기어이 울리고 말았구나.

안아주고 사랑하는 것만으로 모자라 또 모진 말을 내뱉었구나... 그래도 다시 "엄마"라고 부르며 말을 건네는 너에게 용서를 배운다. 그리고 엄마는 다시 마음속에 30초의 모래시계를 가지고 다니겠노라... 다짐해본다.


사진 찍기 싫었던 네가 다시 돌아와 엄마를 불렀는데... 엄만 언니랑 사진 찍기 놀이에 푹 빠져버려 너의 간절함을 돌아보지 못했구나. 애절하게 생떼 부리며 우는 너를 엄만 못 알아봤구나.

풍선 터뜨리기 게임장에서 열심히 다트를 던져 고른 선물이 "프레드릭"이었는데. 엄마가 좋아하는. 엄마랑 같이 읽었던 그림책 속 인형을 신나게 안고 엄마에게 내밀었는데.. 관심도 없는 엄마가 얼마나 야속했을까?


"엄마 위해서 이거 가져온 거야. 현이 좀 봐줘."라는 아빠의 말에 엄마가 달려가 우리 현이를 꼭 안아줬지.

미안해. 엄마가 너의 마음을 놓쳤어.

오랜만에 누군가를 찍는 사진이 아닌, 엄마가 찍히는 카메라에 넋을 잃어버리고 말았어.

돌아보니 카메라 플래시보다 더 빛나는 현이의 선물이  있었구나. 프레드릭.. 너무 사랑스럽다♡


오늘도 엄마인 나는.

아침 기도와 달리 너희들에게 화를 내었구나.

20초를 세지 못하고 달겨 들었고..

마음을 놓칠 때도, 서운하게 할 때도 있구나.


완벽할 수 없는 하루지만, 그래도 부족한 엄마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 서운하고 아픈 기억보다 사진처럼 웃는 날들을 더 기억했으면 좋겠어.

실수해도 다시 돌이켜 다시 시작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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