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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y Sep 21. 2020

천천히 걸어가기

나의 속도, 나의 때 그리고 마인도어




팀원 루시아가 그린 마인도어 팀원들





2019년 봄 다리를 다쳐서 한동안 걷지 못한 적이 있었다. 밖에 나갈 수 없어서 침대 위에서 책만 읽었다. 일어나서 잘때까지 책만 읽었다.


늦은 졸업 직후여서 앞으로 어떻게 살면 좋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다친 뼈가 괜찮아지고 걸을 수 있게 됐을 때 마인도어를 시작했다.


그때 읽은 그 두꺼운 책들과 혜리언니와의 대화, 나의 가치관이 만나 마인도어를 시작하게 됐다. 원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을 꺼려하고 주저하는 편이라 이 일도 시작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마인도어 일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고 기쁨도 많았다. 잘 하고 싶은데 체력이 안따라주거나 아플때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척척 잘 해내고 싶고 마인도어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런데 그 욕심은 나에게도 마인도어에게도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내 자신이 건강해야 아이들과의 만남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마인도어 팀 내에서도 마찬가지 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욕심 버리기 연습 중이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고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칭찬해주며 내 자신을 챙기고 있다. 그렇게 건강한 내가 되어야 오랫동안 아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처음 마인도어 일을 시작 했을 때, 꿈마을에서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순간의 행복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지치고 힘들 때 그 첫 마음을 생각하면 큰 위로가 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조금씩 천천히 걸어가야겠다. 나의 속도와 때가 있고 우리 팀 마인도어의 속도와 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나도, 우리 마인도어도 우리의 속도에 맞춰서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우리 팀원들 정말 사랑하고 또 고맙다.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면 좋겠다.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 가지고 함께 나이 들어가고 싶다.



마음이 통하는 , 마인도어(MINDOOR)

마인도어는 청소년의 긍정적 성장에 작은 디딤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어른친구가 되어 보호시설 청소년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그로운벗 프로젝트', 단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관계성 향상 활동 '릴레이션십 프로그램' 진행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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