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힘!!!
육아일기를 시작으로 블로그 활동을 한지 1년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나의 멘토 옥선생님도 블로그를 하셨는데 조성희 대표의‘뜨겁게 나를 응원한다’라는 책으로 필사를 시작하셨다. 매일 한페이지 필사를 하고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다. 드라마 여주인공이 필사하는 장면이 나오면 길에서 흔히 들고 다니는 걸 볼 수 있을 정도로 필사가 유행을 하고 있었다. 드라마 여주인공이 필사하는 것을 보면서는 별 생각 없었는데 옥선생님이 매일 꾸준히 하고 계시는 걸 보니 마음 속 무언가가 들끓기 시작했다. 당장 나도 시작하고 싶었다. 그 때가 2016년 3월 이었다. 남편이 중국파견을 마치고 막 귀국했을 때였다. 때마침 3월 14일 화이트 데이 였는데 남편에게 사탕 대신 ‘뜨겁게 나를 응원한다’책을 사달라고 했다. 남편은 몇 번이나 이거면 되겠냐고 물어봤다. 나중에 내가 딴소리 할까봐 걱정하는 눈치였다. 화이트 데이에 꽃 한송이와 책 한권을 선물 받고 3월 15일부터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으로 해보는 필사였다. 나는 원래 책에 밑줄도 긋지 않고 깨끗하게 읽는다. 책에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낙서라고 생각했다. 굳이 책을 읽는데 펜으로 끄적거릴 필요가 뭐가 있나? 시간도 오래 걸리고 쭉 읽어도 충분히 자극을 받는다고 생각했기에 모든 것에서 낭비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마음 속 끌림에 따르기로 하고 반신반의 마음으로 필사를 시작했다. 첫 번째 날 단 한 문장 이었다.
<<뜨겁게 나를 응원한다>>
Day1.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
‘응? 이게 다야?’ 일단 호흡을 한번 한 뒤 천천히 따라 썼다. ‘사.람.은.생.각.하.는.대.로.된.다.’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나를 되돌아보았다. 필사 문장 아래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썼다. 늘 생각을 하며 산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쓰려니 쉽지 않았다. 지금껏 나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던 걸까? 생각까지 들었다. 되짚어 보니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살 것인가?’ 나에게 물었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2015년 하반기에 글쓰기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틀은 잡아놓은 상태였다. 이 질문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추상적인 다짐을 실제 내 것으로 가져오는 첫 번째 스텝이 되어주었다. 첫 번째 날부터 필사의 매력에 빠져 하루도 빠짐없이 100일을 완주했다. 100일 동안 책의 내용을 그대로 필사하고 내용에 따라 이어지는 나의 생각을 써내려갔다. 필사를 하며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더 생각하게 됐고, 매일 그 과정이 쌓여 내 생각을 단단하게 했다. 4월에 시어머니 칠순이 있어 태국으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두 번째 날 몸살이 나서 누워있을 때에도 필사를 했을 정도로 그 시간이 좋았고 습관이 되었다.
일기가 주된 내용이었던 블로그에 매일 필사의 글을 올리며 이웃이 늘었다. 자연스레 다른 분들의 블로그도 접하게 되었는데 어떤 분이‘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을 읽고 서평을 써 놓으신걸 보고 바로 구입을 했다. 부모교육, 아이 감정에 관심이 많던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다 읽고 책장에 꽂으려다가 내 눈을 의심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설마...... ’ 하고 보니 똑같은 책이 버젓이 꽂혀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작년에 읽은 책이었다. 어쩐지 책이 평소보다 술술 읽힌다 했다. 독서 스킬이 늘었다고 생각하면서 기분이 좋았는데 두 번째 읽는 책이니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읽은 책 인줄도 모르고 또 샀다는 것, 그리고 책장에 꽂을 때까지 몰랐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평소 깜박깜박 잘 하지만 애 둘 낳으면 다 이렇게 된다고 이야기 하던 나였다. 하지만 이건 좀 아니지 싶었다. 읽은 책을 전혀 새 책처럼 느꼈다는 것은 책을 읽는 의미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어차피 기억하지 못 할거라면 왜 시간을 내어 읽느냔 말이야. 그 날을 계기로 나의 책읽기 방법이 달라졌다. 쓰기를 위한 읽기를 시작한 것이다. 블로그 이웃처럼 한권의 책을 읽고 나면 제대로 내 것으로 만들고 기록으로 남기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것 만으로도 책을 읽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이 책에서 어떤 점을 배울 것인지, 기록할 것인지 생각하며 읽는 책은 무작정 읽어내려가는 것보다 깊이가 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나 서평에 써야겠다고 한 부분은 공부하듯이 책의 여백에 따라 썼다. 부분적인 필사였다. 시간이 배 이상으로 걸렸지만 읽고 나서 새 책처럼 기억하지 못하는 것 보다 단 한권이라도 내 것으로 만드는게 더 의미가 있다고 여겨졌다. 그렇게 쓰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수업시간이나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 종이에 끄적거리는 것은 좋아 했지만 꾸준히 뭔가를 써본 적이 없었다. 국어와 국사가 싫어서 이과를 선택했기 때문에 ‘나는 읽기 쓰기는 못해, 자신 없어’ 나 스스로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꾸준하게 글을 쓰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살면서 꼭 필요한 것들이다. 하나의 목숨을 갖고 태어나 주어진 시간동안 살다 가는 우리는 일일이 몸으로 부딪히며 깨달을 수 없거니와 살면서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쉽고 정확하게 언제 어디에서나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최고의 그리고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껏 그러지 않았던 것은 두 가지 이유다. 하지 않아도 그냥 살아진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 읽기와 쓰기의 맛을 조금 알아버린 나는 더 이상 그냥 살아지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아이의 등대인 엄마다. 나는 둘째 친다하더라도 우리 아이는 진짜 아이의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진짜 나의 공부를 시작할 필요가 있었다.
<<뜨겁게 나를 응원한다>>
Day64. 아무도 나에게 관심 없다
당신이 열여덟 살일때는,
세상 모든 사람이 당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바를 염려한다.
당신이 마흔 살이 되면,
자신에 대해서 누가 무슨 생각을 하든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당신이 육십 살이 되면,
아무도 당신에 대해서 전혀 괘념치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아멘 박사
정말로 중요한 것은
내가 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의 삶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쓰는 것에는 분명 강력한 힘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직접 써보지 않고서는 절대 깨달을 수 없는 힘이다. ‘이제 와서 무슨 공부냐! 애나 질 키우지...’ 하는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을 마음은 꾸준한 필사로 다져졌다.
이순신 장군은 23번 전쟁을 해서 23승을 거두었다. 적함 59척을 격파한 한산도해전의 승리 요인 중 눈에 띄는 것은 전쟁 중에 쓴 [난중일기]이다. 지금처럼 펜으로 쓰윽 쓸 수도 없었다. 전쟁 중에 먹을 갈아 한 글자 한 글자 일기를 쓰며 기록했다. 기록하는 습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고 아직도 많은 현대인의 최고의 장군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흔히 육아를 ‘육아전쟁’이라고 이야기 한다. 과거의 전쟁에서 적은 우리를 공격해 오는 다른 나라라면 육아전쟁에서의 적은 ‘나 자신’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이라는 말처럼 육아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알아야 한다. 나를 잘 알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글쓰기’다. 쓰는 힘을 알고 실천한다면 나도, 아이도, 남편도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다.
일기도 안쓰던 사람이 갑자기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의지력이 남다른 사람도 습관이 되어있지 않으면 글쓰기의 맛을 보기 전에 그만둘지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 적당한 분량의 필사책을 추천한다. 필사를 넘어 자연스레 나의 생각으로 이어지는 글쓰기를 할 수 있다. 매일 10분에서 30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쓰기를 위한 읽기를 추천한다. 1년 365권의 책을 읽는 사람도 있지만 영유아기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우리에겐 양보다 질이다. 한권의 책이라도 쓰기를 위한 읽기를 한다면 진정 나의 지식이 될 것이다. 아는 것을 넘어 쓰는 것. 그것이 진정한 내 것이다. 내면을 단단하게 하는 마음 공부, 육아 또는 그 이상의 지식을 쌓는 공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필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