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10월22일] 문제의 소유의식 원리

누구의 문제인가...?

문제의 소유의식이라는 것은 부모역할훈련(PET) 에서 생겨난 개념이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기보다는 대부분의 부모 자신들이 해결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여 쉽게 함정에 빠지곤 한다.


PET 공부를 시작하며 배웠던 원리인데 남녀관계도 비슷하다. 여자의 문제, 고민을 남자에게 이야기 하는 경우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경청, 공감 하기보다는 해결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끝까지 듣고 있지 못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잘못한 점, 개선이 필요한 것을 가르쳐 주려고한다. 남자는 진심으로 여자를 도와주기 위해 시작했겠지만 결국 "그래서 지금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뭐야? 내편맞아??" 하고 마무리 된다. 차라리 아무 말 없이 그냥 안아주는 것이 낫다. 그 힘으로 여자는 스스로 해결점을 찾을 것이다.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다. 나의 존재도 누군가가 있을 때에 가치가 인정되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 그 것은 당연한 것이다. 원만한 인간관계에서 나아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관계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문제 소유' 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내 문제가 아닌 상대의 문제라면 (예를들어 자녀가 친구와 다투었거나 혹은 여자친구가 직장 동료와 문제가 있는 경우 등) 상대방이 자기문제를 소유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먼저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섣불리 해결책을 제시한다거나 잘못한 점을 이야기 한다면 마음이 상할 것이고, 앞으로 다시 본인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문제 소유를 분명히 하고 난 뒤, 상대방의 문제인 경우 '반영적 경청' 을 한다. 상대방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는 것이다. "000 때문에 많이 속상했구나." "000 해서 두려웠겠네... 무서웠겠구나." 절대로 나의 감정을 보태지 않는다. 혹시 상대가 "그런건 아니야." 라고 한다고 해서 속상해 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그 감정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다시 읽어주면 된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소유한 상대방도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독심술사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의 감정을 한번에 맞추는 것에 큰 의미는 없다.


나의 문제인 경우 (곧 손님이 올 시간인데 아이들이 계속해서 방을어지럽히고 있다면) "나-전달법" 을 사용한다. 이번에는 상대방의 행동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곧 손님이 오실 거라 엄마는 정리를 하고있는데 너희는 계속해서 어지럽히고 있으니까 엄마가 계속해서 정리해야 하니 힘이 들고 마음이 불안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짜고짜 화부터 낸다. "야! 지금 뭐하는거야! 엄마 치우는거 안보여? 대체 왜 맨날 엄마만 치우는건데!!이거 누구 장난감이야! 이럴거면 갖다 버려!!!" 남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있을 때, 속으로삭이다가 결국 폭발하지 말고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양말을 벗을 때 아무 곳에 벗어놓으니까 내가 빨래를 할 때 자꾸 빠트리게 되고, 찾아서 다시 해야 하니 번거롭고 힘드네...". 물론 상대방의행동을 모두 허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전달법" 을 쓸 일이 줄어들 것이다.


관계에서 핵심은 서로의 문제를 소유하고 있지 않는 범위를 늘려가는 것이고, 그 범위에 있을 때 서로의 정보를 많이 공유하여 믿음과 신뢰를 형성해 놓는 것이다. "나는 사탕보다 초콜렛이 좋아." "나는 노랑색 보다는 빨강이 좋아." "나는 내가 속상해 할 때 커피향을 맡으면 기분이 한결 나아져." 이처럼 서로의 정보를 공유해서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도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더 원활하게 해결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살다 보면 하나의 문제가 '나의 문제', '너의 문제' 로 정의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아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엄마의 문제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 대처하기 전에 '나-전달법' 과 '반영적 경청' 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욱 단단한 관계가 될 수 있다. 쉽지 않지만 우리삶에 '관계' 가 전부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기에 노력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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