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11월2일] 유치원/어린이집 전쟁

다행이야...

내년이면 첫째 여섯 살, 둘째가 네 살이다. 큰 아이는 복직 때문에 돌 지나고 바로 어린이집에 다녔다.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 당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둘째는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모르겠지만) 큰 아이는 유난히 어린이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네 살에 이사를 하며 새로 옮긴 어린이집에서는 더욱 심했다. 매일 울고불고하는 건 아니었지만 하원 후 원래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오기까지 30분 이상이 걸렸고, 잠자리에서는 다음날 또 어린이집을 가야 한다는 것 때문에 잠을 자지 않으려고 했다. 엄마의 품이 최고인 나이이지만 그래도 이제는 적응할 법도 한데 첫째에겐 힘든 일이었다.


아직 어린이집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둘째는 틈만 나면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그 모습이 참 웃기면서도 귀엽다. 1년 3개월째 집에서 놀고 있는 큰 아이는 이제는 심심한지 언제 여섯 살 되냐고 묻기도 한다. '아... 큰 아이는 이제야 때가 되었구나...' 싶다. 친구들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많고, 주변에 어린이집에 안 다니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주변의 걱정도 많지만 아이가 행복하고,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게 다섯 살 아이에게는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인성, 한글, 숫자... 누리과정의 교육 또한 중요하겠지만 가정에서도 충분히 가능하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만큼 채워진 것도 있을 것이다.


11월. 2017년을 위한 유치원 원서 접수와 어린이집 확정을 위한 상담, 설명회가 시작했다. 유치원은 추첨이기 때문에 행운이 따라야 한다. 어느 곳을 지원할 지부터 많은 고민을 한다. 아마 첫째가 쭉 어린이집을 다녔다면... 나 또한 그 대열에 합류했을 것이다. 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 교육, 선생님을 접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다 같을 테니... 하지만 지금 내 상황에 가장 중요한 것은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함께 어린이집에서 편하고 좋은 느낌을 갖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다. 4살, 6살이 함께 다닐 수 있는 곳? 일단 유치원은 제외다. 하나의 큰 짐을 그냥 내려놓게 된다. 작년에 6개월가량 다녔던 민간 어린이집에 대해 다시 물어보니 동생과 함께 다니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자기는 괜찮은데 동생이 울면 잘 보살펴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동생 걱정을 한다. 솔직히 나는 둘째보다 큰 아이가 더 걱정인데 말이다. 그래도 오빠 노릇하려는 그 모습이 너무나 듬직하고 귀엽다.


결국, 다른 곳은 알아보지 않은 채 큰 아이의 의견을 반영해 작년 다니던 곳으로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큰 아이를 위한다고 했지만 어쩌면 나를 위해서 이기도 하다. 원체 이것저것 알아보고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잘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유치원을 알아봐야 했다면? 더 많은 선택의 길이 있었다면? 정말이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이래 저래 나는 아이 의도 움을 많이 받고 있다. 늘 아이보다 부족한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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