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1] 인스타 브레인(안데르스 한센)
최근 핸드폰에서 손을 떼기 어렵다. 최근에는 쇼츠 동영상을 자기 전 3시간여 동안 본다. 이전에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던 것이 쇼츠 동영상로 바뀌었는데, 이제는 10분이 넘어가는 긴 영상은 보기 어렵다. 자연히 책을 보는 것이 어려워졌다. 책을 보려고 하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책의 첫 장을 펴기가 어렵다. 영상이 훨씬 직관적이고 편하고 작은 노력으로 즉각적인 만족을 주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기 전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려고 핸드폰을 옆방에서 충전도 해보고, 시간 잠금도 설정해 보았지만 모두 허사였다. 핸드폰으로 얻는 즉각적인 만족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나의 경우에 한정하여 여러 가지 부작용들(피로감, 집중력 부족, 불안감 등)이 나타남에 따라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인스타 브레인’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핸드폰의 고유목적은 타인과의 연결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명절에 연락하지 못했던 오래된 친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SNS가 활성화되면서 잘 알지 못하는 여러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들과 연결될수록 더 큰 공허함을 느끼는 듯하다. 나는 SNS를 하지 않지만, 책에서는 SNS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더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정확하게는 SNS를 소극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현상이 더 나타난다고 한다.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들 중 SNS를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메시지를 통해 소통하는데 SNS를 활용한다. 하지만 SNS를 통해 남의 일상을 보기만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거나 타인과의 소통을 하지 않기 때문에 SNS를 통해 관계의 연결을 통해 느끼는 만족이 적은 것이다.
책에서 핸드폰, SNS 중독의 해결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진 않지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그 원인을 알려준다. 그리고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고, 원시시대로 사는 것이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기술을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그 안에서 기술을 잘 활용하여 행복할 것인지, 아니면 그 기술로 인한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책임은 오롯이 개인에게 있다. 나는 그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핸드폰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것보다 재미있는 활동을 만들어 보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책 읽기가 될 수도 있고, 글쓰기가 될 수 도 있다. 대부분의 것들이 누워서 동영상을 보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 누워서 3시간 동안 핸드폰만 보고 나서 오는 그 허망함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다.
나는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남들과 하는 활동들 보다는 나 혼자 하는 활동에서 많은 만족을 느꼈고,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지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최근 읽은 여러 가지 책에서 행복과 풍부한 인생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온다고 한다. 내가 선천적으로 못한다고 피했던 행동을 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결국 하기 싫은 것도 해봐야 한다. 또 내가 두렵다고 피했던 많은 행위들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그 과정 속에 재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풍성한 인생이란 결국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그 안에서 서로 위로와 격려를 받고 안정감을 느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