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39] 공감낭독자(북텔러리스트)
회사에서는 두 가지 기분이 공존한다. 첫 번째는 ‘외로움’이고, 두 번째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두 마음은 완전히 상반된 기분이지만, 내가 회사 생활에서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결을 같이하는 기분이다. 이번 주에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공감낭독자’라는 책을 읽었다. '북텔러리스트'라는 저자는 책을 읽어주는 모임의 이름으로 책은 성우 등를 포함한 북텔러리스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서는 책 낭독을 통해 소통과 공감능력을 키우고, 책 저자와의 연결을 통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책을 소리 내서 읽는 것에는 익숙지 않았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나는 평소에 남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또한 연결되어 있지 못함으로 인한 외로움도 많이 느낀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책 낭독이라고 하니, 차분히 좋은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두 번째 질문인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대답은 더욱 답하기 어렵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목표와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하고 있는 노력들도 가시적인 성과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자신이 이뤄 낸 것들을 글로 써보는 것이다. 감사일기를 펴고, 지금까지 내가 이루어 낸 것들을 하나씩 적어본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나는 이루었고, 준비하고 있었다.
외로움과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입사 초기 때부터 항상 나와 함께 했었다. 내가 원하는 위치에 가 있을 때는 이 기분들이 조금 약해졌지만, 완전히 없어졌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잘 되지 않을 때, 내가 원하는 위치에 있지 못할 때 이런 기분들은 더 커짐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이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위치에 가는 것을 답으로 찾으면 안 될 것 같다. 나는 항상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성취할 수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들은 만족이라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승진을 하면, 더 높은 직위로, 전문성을 갖추면, 더 전문적인 일로, 부자가 되면, 더 큰 부자를 꿈꾸기 때문이다.
결론은 질문을 바꿔야 한다. “나는 나에게 친절한가?”라는 질문에 답을 써봤다. 위 질문은 최근 본 유튜브에서 번 아웃이 온 사람들에게 꼭 해봐야 하는 질문 중 하나로 제시되었다. “나는 나에게 친절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나는 –D정도의 점수를 줬다. 나는 전혀 나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남들만큼 못해내는 날 채찍질 할 평가는 있었지만, 지쳐있는 날 알아봐 줄 여유는 없었다. 여유가 없기에 옆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지 못했다. 결국 질문이 잘 못 되어 있었다. 무언가 더 성취하고 쌓아가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없이는 더 이상 쌓아 올릴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은 나를 가엽게 생각해 봐줄 시간이 지금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