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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

[서평 12] 쇼펜하우어의 글쓰기 철학(쇼펜하우어)

by 제이

1. 서론

일요일 오후, 카페 창가자리에서 글을 쓴다.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다. 창 밖으로는 논이 보이고, 저 멀리 몇 그루의 벚꽃 나무가 보인다. 여유로운 주말이다. 몇 가지 빅 이슈들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아침에 신문을 보는 것조차 부담이 될 정도다. 여기저기서 이 정보를 모르면 뒤처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온다. 매일 습관적으로 읽는 신문, 인터넷 기사, 브런치스토리의 글들에서 마음을 더 급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잠깐 눈을 감고 생각한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2.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나 역시 습관적으로 많은 매체에서 다양한 종류의 글을 읽고 있다. 단순히 읽는 행위가 좋아서다. 어떤 글에서는 따뜻함을 느끼고, 어떤 글에서는 통찰력을 얻는다. 모든 글에는 그 글을 쓴 글쓴이의 목적이 있다. 그 목적에 맞는 글을 찾아 읽는 것이 독자인 내가 할 일이다. 그럼 이런 질문이 든다. 내가 쓰고 있는 글에서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매주 1권씩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나의 인생에 적용해 글을 쓰고 있다. 그 활동은 이제 2년이 좀 넘어간다. 지금까지 약 50편의 글을 이런 식으로 썼다. 그 글 속에서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고민해 본다.


3. 인생의 'progress'을 말하고 싶다.

내가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성장'이다. 나는 성장에 목말라 있었다. 그리고 나의 노력들을 외부적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그것은 자격증이나 게재된 논문 등의 욕망으로 표현되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했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싶은 욕심이었다. 그러나 경쟁은 심했고, 나의 노력의 대부분은 결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일부에서 성과를 창출하더라도 이미 더 높은 성취를 이루어낸 누군가와 비교할 때 나의 성취는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40세를 앞두고 더 이상 어떠한 성취를 이뤄야 차별성을 가질지 확답할 수도 없었다. 사회는 지금보다 조금 더 올라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요구하지만, 그것을 이루어 낸들 20대처럼 삶의 획기적인 진보를 담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4. 'Long run'하는 전략

'쇼펜하우어의 글쓰기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 했다. 그것이 분명하기만 하면 그 글은 가치가 있다고 한다. 문체, 전문성 등 여러 부가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한 글쓰기가 우선이다. 나는 삶과 일 속에서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 스스로가 성공하지 못한 직장인이고, 누구보다 '성장'에 대해 많이 고민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분명히 하고 앞으로 나의 생각을 계속 써 나갈 것이다. 처음 나의 글은 직장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 위주였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은 직장에서 '성장'을 찾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많이 변화했다. 그리고 그 결론으로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Long run'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5. 결론

누군가에게 나의 글이 불편할 수 있다. 지금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획기적인 방법은 내 글 속에 없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이 더러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없다. 대신 지독히 느리고 지루한 방법뿐이다. 나도 누구보다 회사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지금도 회사 내에서 트라우마로 인해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여전히 모든 것이 두렵고 어렵다. 그리고 피하고 싶다. 내가 만약 큰돈을 쉽게 벌고, 경제적 자유를 누려 직장에서 벗어났다면 그것에 관한 글을 쓸 것이다. 그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세상엔 그러한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고, 나는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직장 내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에서의 '의미'를 찾고,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결과물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이 글에 남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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