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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나는 왜 S&P 500을 팔고 후회하는가?

[서평 33] 현명한 투자자(벤자민 그레이엄)

by 제이


1. 서론

근로소득으로 모은 돈을 투자하여 자본 소득으로 변환하고 싶다. 이런 생각의 이유는 간단하다. 돈을 그냥 두면 그 가치가 하락하는 것과, 근로소득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14년 간 일하면서 재형저축을 통해 목돈을 잘 모았고, 세액공제를 받는 만큼씩 연금저축펀드(연 600만 원) 및 IRP(연 300만 원)에 입금만 해도 13.2%의 수익률을 냈기 때문이다. 이제 이 모인 돈으로 무언가를 사야 하는 시점이다.


2. 투자의 시작

투자의 시작은 연금저축보험이 10년 만기를 채웠을 때였다. 약 4,600만 원 정도의 돈이 연금저축보험 상품에 들어 있었고, 놀랍게도 10년 간 수익률은 2.68%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사업비(수수료)가 무려 5.68% 였다. 나는 10년 간 삼성생명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 계좌로 이전했다. 내 인생에 책임을 지기 싫어 다른 사람에게 내 인생을 맡겨선 안된다. 누구도 나보다 나의 인생에 진심이지 않다. 그 상품을 팔면서 그 사람은 인생이 나아졌겠으나, 나의 인생이 나아졌는지는 의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3. 고민의 연속

그렇게 연금저축펀드로 자금을 이전하고 나니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무언가를 자의적으로 사야만 한다. 그냥 두면 1%의 수익도 나지 않는 것이다. 처음 구매 했던 것은 S&P500 ETF였다. 당시 한국시장 보다 미국시장에 믿음이 갔다. 경제신문에서는 AI에 관한 기사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지금도 그렇다. 돈이 AI로 갈 것이고, 대부분의 회사는 미국 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빅테크 기업의 AI 독점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 500개 기업에 분산이 되기 때문에 섹터의 분산은 이루었고, 내가 할 것은 시간의 분산이다. 그렇게 매월 가지고 있는 자금을 분산하여 구매해 나갔다.


4. 안전마진

그때 여러 가지 개념에 대해 공부하면서 안전마진, PER 등에 대해 알게 되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주당순이익은 기업이 1년간 벌어들인 순수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주식 1주가 벌어들이는 이익이다. 단순하게 PER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 대비 주가가 어느 정도 비싼지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PER이 35배라는 것은 기업이 1주를 통해 벌어 들이는 순이익 보다 현재 주가가 35배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그때 AI 기업들이 버는 돈보다 주식의 가격이 비싸다고 봤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한다. 누군가 내 주식을 더 비싸게 사줄 것을 기대해서 주식을 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S&P500을 모두 매도했다. 그리고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다. 그 시점 이후로도 S&P500은 30%나 상승했다.


5. 결론

지금은 단기채권, CD금리 ETF 같은 상품과 달러만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구입했던 달러만 내 계좌에서 유의미한 수익을 내고 있다(심지어 외화 RP는 토스 특판 5.5%를 주고 있다.) 그리고 내가 관심 있는 기업 5개의 안전마진을 계산해 두었다. 그 시점에 근접할 때 분할 매수하기 위해서 이다. 그 시점이 평생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을 나와버려서는 안 된다. 계속 시장에 있어야 한다. 그 누구도 저점을 잡을 수 없다. 너무 성급하게 시장에서 나와버린 것을 지금도 후회한다. 그렇게 나와버리니 다시 들어가는 것이 너무 어렵다. 성급한 결정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 오늘 나의 마음가짐을 글로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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