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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Sep 11. 2023

ADHD 치료제는 그렇게 위험한 약인가요?(1)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경험하고 쓴 성인 ADHD 이야기

최근 수년 사이 마약 중독 문제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주요한 사회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사회면 뉴스에서 돌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서의 마약 사용 여부가 루틴 하게 언급될 정도입니다.


안타깝게도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약물이 오용되거나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문제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마약류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와 향정신성 약물이면서 마취 및 수면제로 사용되는 프로포폴과 졸피뎀이 가장 문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출처: MEDPAGETODAY.COM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에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또한  마약과 도매급으로 같이 엮여서 쉽게 남용되고 부작용이 심한 위험한 마약류 약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이 속상하고 치료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걱정이 되어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분비된 후 재이용을 위해 분해되는 과정)를 억제함으로써 이 물질들의 농도와 작용이 상승하는 기전으로 뇌를 자극시켜 주는 약물입니다.


그런데 이 치료 기전이 일명 "히로뽕"으로 알려진 필로폰, 즉 메스암페타민과 유사하고,

국내에서는 승인되지 않은 ADHD 치료제인 암페타민이 메스암페타민과 동일한 마약 치료제라고 생각하기에 ADHD 치료제 자체가 자주 위험 약물로 지목되는 것 같습니다.


(치료제로 쓰이는 암페타민은 메스암페타민과 다르지만 이 마약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기에  치료 목적의 승인이 국가별로 다른 실정으로 도입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오용될 가능성도 예상됩니다)



물론 ADHD 치료제가 종종 공부 잘하는 약으로써 남용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ADHD를 진단받지 않은 대상에서 쉽게 사용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 유일한 중추신경 자극제인 메틸페니데이트는 최근  보도된 일부 기사에서 기술된 것처럼 치명적일 수 있는 부작용이 있고, 중독되기 쉽고, 마약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약이 아닙니다.


ADHD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선전하는 어떤 기관들에서는 ADHD 치료제에 대하여

 "효과는 있지만 아래와 같은 위험이 있다는" 식으로 제대로 평가와 치료를 받는 것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성장 지연이 생기고 치명적인 심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사용 시 환각, 망상과 같은 정신병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중독성이 높아서 한번 시작하면 의존하게 되기 쉽고 내성도 잘 생긴다.

ADHD 치료제를 복용하다가 다른 약물 중독이나 마약 중독에 이를 수 있다.


이는 모두 사실과 다른 내용입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위에서 언급한 치료 기전상 직접 도파민의 분비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재흡수를 억제하여 효과를 나타내기에 내성과 의존성이 매우 낮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상품인 콘서타와 메디키넷은 안정적인 흡수를 위해 특수 제형으로 제조되었기에 도취 및 각성 효과를 위해 남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약제를 한 번에 다량 복용할 경우, 오히려 초조감이나 과민함, 위장 장애, 불면으로 고생해서 다시는 그렇게 복용하고 싶지가 않다고 느낄 것입니다.


또, 성적을 위해 ADHD가 아닌 학생이 배경 지식 없이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부작용 등으로 인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최근 ADHD 치료제는 ADHD가 있는 청소년들에게 일찍 적용할 경우 다른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는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습니다.

(Molina BSG, et al "Association between stimulant treatment and substance use through adolescence into early adulthood" JAMA Psychiatry 2023)


제 경험에서도 진료 현장에서 다수의 성인 ADHD 분들을 치료하면서 느끼기에 공황장애에 주로 사용되는 알프라졸람이라는 신경안정제보다도 의존이나 내성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체감됩니다.


다만, 소아에서만 승인된 메틸페니데이트 제제인 페니드는 작용시간이 짧고 가루로 분쇄할 수 있는 정제약이기 때문에 다량을 빻아서 내복하거나 코로 흡입 혹은 주사액으로 전용할 경우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즘 마약 경험 인구가 늘어난 상황에서 구하기 어려운 마약 대신 페니드를 변용해서 남용할 가능성이 있기에 이 약은 성인에서 ADHD 치료 목적의 처방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저 또한 단기 작용 정제형이 자칫 이렇게 전용될  가능성이 우려되어 아예 입고하지 않고 있으며  처음 내원한 성인이 단기 작용제 (페니드)만을 찾을 경우 약물 남용 가능성을 고려해 더 신중히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부분 정신건강의학과도 이 부분을 더 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위에서 "메틸페니데이트에 대한 오해를 오해"라고 말할 있는 객관적인 연구들을 첨부해서 믿고 안심하실 있도록 정리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화? 에는 제가 체험한 약의 효과와

자극제의 단점과 한계 대해서도 털어놓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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