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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Sep 12. 2023

ADHD 치료제는 그렇게 위험한 약인가요?(2)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경험하고 쓴 성인 ADHD 이야기

요즘 기사 제목이 자극적으로 뽑아지는 것이 뉴스의 표준이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난 시간에 ADHD 치료제에 대해 편견이 생길 것이 우려되는 마음에서 지난 시간 메틸페니데이트 치료제가 짊어지고 있는 부작용과 남용이라는 부정적 측면의 무게를 덜어보려고 했습니다.

 

물론 그런 논란은 이유 없이 생기지 않겠지요.

의학적 상식선에서 약의 기전을 고려하면  교감신경계 항진에 따른 심혈관계 부담이나 식욕저하에 따른 성장 지연,  약의 효과에 비례한 의존성, 도파민성 작용 증가에 따른 정신 증상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약물은 기대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고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약에 대한 평가는 사회적인 우려나 예상과 별개로 치료제가 오랜 기간 사용되면서 누적된 데이터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유럽 의약품청인 EMA에서는 중추신경자극제가 아동에게 주로 쓰이는 만큼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의 가능성을 우려하여 ADDUCE (ADHD Drugs Use Chronic effects)라는 ADHD치료제의 장기 사용의 영향을 알아보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관련 링크도 첨부합니다.


ADDUCE 프로젝트는 ADHD 치료 약물의 장기 사용이 성장, 신경학적, 정신적, 심혈관계 (growth, neurological, psychiatric and cardiovascular) 영역에서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그 외 약물 관련한 의학적 발견을 찾아서 대중에게 알리고 정책 입안에 반영하기 위해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 참여하에 진행되는 3가지의 대규모 조사와  10개의 연구 주제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한 개의 조사에서 2년 결과가 올해 Lancet이라는 저명 학술지에 게재되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유럽 내 27개 국가의 6~17세 아동, 청소년에서 2012~2016년 사이에 대상자를 모집하여 1410명을 대상으로 메틸페니데이트로 치료한 대상과 그렇지 않은 비교군을 2년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하였습니다. 그 결과 성장과 발달, 정신과적 또는 신경학적으로 부정적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프로젝트 책임자인 멜버른 대학교 David Coghill 교수는 이 결과를 토대로 WHO의 필수 의약품 목록에 메틸페니데이트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멜버른 대학과 홍콩대학교에서 이 프로젝트 연계 연구를 통한 조사에서 고소득 국가에서는 중소득 국가에 비해 ADHD 약물을 소비하는 비율이 1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치료제가 고소득 국가에서 10배 남용이 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ADHD 치료제 접근성이 국가 소득에 따른 불평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본 것으로 소득이 낮은 국가는 ADHD 치료제 사용이 적음으로써 정신건강 악화와 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격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LANCET Vol 58 April, 2023

한국 찾으셨나요? 하늘색이 동아시아 국가인데 마음의 눈으로 뚫어지게 보면 타이완 일본 한국이 보일 겁니다



이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마약 이슈와 맞물려서 ADHD 치료제가 정말 증상과 행동 문제가 심할 경우에만 아이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 부작용을 감수하고 복용해야 하는 문제가 많은 약으로 인식되는 것이 속상합니다.


ADHD 치료제는 우울증 약과 같은 다른 정신과 약물에 비해 신중하게 복용을 결정해야 하며  약 사용의 방법에 따라 효과나 부작용이 크게 달라지는 민감한 약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틈타  어떤 기관들은 부모들의 약에 대한  불안 심리를 이용하여 위험한 약을 먹이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광고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현실은 참 안타깝습니다.


P.S 오해 방지용 문구

(약물 치료만이 답은 아닙니다.  약물도 뚜렷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경증에서는 환경 재구성이나 인지 행동 치료, 디지털 치료, 멘토의 리드, 취미 활동으로도 호전될 수 있습니다.  제 글은 약물치료가 꼭 필요한 대상에서 약물치료라는 선택지가 배제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한 취지로 쓰였습니다)


이전에 게시한 글에서 다른 초 대규모의  연구에서도 ADHD 치료제 사용이 우려했던 심혈관계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내용도 다시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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