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feat. 남편의 회식)

날마다 부상의 연속

by 공감힐러 임세화

오늘은 남편의 회식이 있는 날이다. 남편과 나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고, 최대한 가정을 우선하려 노력한다. 아이들이 어린 이유로 남편은 회식을 최대한 조절하기 위해 애쓴다. 오늘의 회식은 남편이 오랫동안 고민하고 준비한 일이다.

남편은 아이들과 나에게 단단히 일러주었다. 아이들에게는 '오늘 잘 때 볼 수 없으니, 내일 아침에 만나자.'라며 따스히 속삭였다. 나에게는 '밥 꼭 잘 챙겨 먹고, 무리하지 말고, 육아 파이팅!'이라며 굳건히 안아주었다. 우리는 서로의 건투를 빌었다.


아이들을 재울 때쯤 '성황리, 만족도 짱!'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회식이 끝난 것은 아니었지만, 다행스러웠고 감사했다. 남편이 어떻게 준비하고, 마음 졸여왔는지 알기에 뭉클하기까지 했다.


이제 내가 승전보를 전할 차례였다. 첫째와 둘째가 아무쪼록 잘 자주기를 바랐다. 정해진 시간에 낮잠을 못 잔 둘째는 막수를 먹으며 잠들었지만, 곧바로 울고 불며 대성통곡을 했다. 잠투정인가 싶어 재빨리 안아 들고 토닥였다. 오히려 뒤로 뻗치며 잠이 깨버렸다.

워낙 잘 자는 아이라 흔치 않은 일인데, 오늘따라 아이가 힘들어했다. '혹시나 속이 불편한 걸까.' 하는 마음에 우는 아이를 있는 힘껏 받쳐 들고, 등을 토닥였다. 진정된 아이는 눈을 비비면서도 놀고 싶어 했다. 계속해서 등을 토닥였더니, 두어 번 큰 트림을 했다. 드디어 안정감을 찾았다. 그제야 아이를 꼭 안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평소와 달랐던 터라 잠깐 울기도 했지만, 금세 잠들었다.


이제 첫째의 차례였다. 첫째는 아빠바라기인데, 자러 들어가기 전부터 "아빠랑 잡니다~'라고 노래를 불렀다. '방에 들어가서 아빠한테 전화하자.'며 달랬다. 아빠와 통화한다니, 바로 방에 들어가는 첫째. 실랑이하지 않아서 좋긴 한데, 어이없는 웃음이 나온다. 역시나 엄마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책, 대화, 노래를 한참 했다. 물도 먹고, 한동안 안으며 쓰다듬고 나서 겨우 빠져나왔다.


후..

드디어 육퇴인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힘이 세진 첫째에게 밀려 발목 복숭아뼈 부근을 삐끗한 것 같다. 누워서 가만히 있는데, 발이 욱신해서 보니 살짝 부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어제는 손목과 허리가 삐끗했는데, 날마다 부상이다. 다음 주는 추석인데 말이다.

오늘도 잘 살아냈으니, 내일은 또 내일의 건투를 빌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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