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만 잘 먹으면 우리는 먹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도 배가 부르지는 않아(공복 16시간)

by 공감힐러 임세화

오늘은 주말이라 가족나들이를 나섰다. 원래는 바닷가 쪽으로 돌면서 식사하고 구경도 할 계획이었다. 그 계획은 첫째의 바람으로 인해 변경되었다. 첫째가 어제부터 가고 싶다고 한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가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출발했고, 식사장소도 미리 선정해 두었다. 아침 겸 점심으로 공복인 상태로 맛있게 먹고 구경할 생각에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갔다.


목적지까지 3분.

2분.

1분.

두근두근

드디어 미리 정했던 식당이 보였다. 그리고 스쳐 지났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우리는 멈출 수 없었다. 도착 1분을 남기고 둘째 아이가 취침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30분을 넘게 달렸고, 첫째가 가고 싶다던 곳 근처를 돌며 식당을 찾아 헤맸다.

이런, 분명 검색상 몇 개의 식당을 봤었다. 문제는 그 자리에 도착하면 불이 꺼져있거나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라서 아무 데나 들어가기도 어려웠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기는 아까워서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서 아이들만이라도 먹이기로 했다.


시골 전통찻집 같은 카페에 들어가 꽃차를 주문했다. 앉자마자 가져온 아이들 밥을 꺼내어 먹이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을 지난 터라 아이들도 배가 고팠는지 잘 받아먹었다. 카페에서 아이들 밥을 먹이며, 남편과 이런 얘기를 나눴다.


"'애들이라도 먹여서 다행이다 싶은 걸 보면 우리도 진짜 부모가 되었구나.' 싶다"


아이들이 잘 먹으니 우리는 먹지 않아도 자연스레 안심이 되었다.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배가 정말 고팠지만 괜찮았다.

그러고는 바로 첫째가 가고 싶었던 곳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남편과 나는 공복 15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배가 고프다 못해 기운이 떨어져 갔다. 집으로 향하는 길 어디에도 먹을 것을 살 곳이 없었다. 첫째는 집 근처에서 산책도 하고 싶어 했다. 이제 우리의 목적지는 첫째와 함께 산책하는 곳이 되었다. 공복 16시간을 향하는 시간,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집 근처 꼬마김밥집에서 꼬마김밥을 샀다. 산책자에 앉아 급히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휴~ 이제야 살겠다."


겨우 정신이 돌아왔다. 조금 기운이 차려지고 나니 그제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첫째 아이 저녁밥으로 꼬마김밥 좀 더 살걸..'

엄마, 아빠도 최소한 어느 정도는 먹어야 아이들을 더 잘 챙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엄마 아빠를 비롯한 양육자 분들은 아이들과 함께 건강과 행복의 하루하루를 위해 짬을 내어서라도 꼭 식사를 챙겨드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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