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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Oct 24. 2023

어서오세요 좌충우돌 행복교실입니다 출간기념회

이분들 덕분에 작가가 되었다. 만세!

올해는 기적과도 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그중 최고봉은 바로 내 이름으로 된 책이 나온 것.

공저도서 '대한민국 교사들의 고군분투기, 어서 오세요. 좌충우돌 행복교실입니다'가 지난 9월 정식 출간되었다.

지난여름, 교사 글쓰기 모임인 <몽글책학교>에 참여해 한 달 동안 매일 글쓰기 챌린지에 도전했고 그 결과물인 우리들의 교단일기가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몽글몽글한 교실 속 이야기를 찾아내 글로 쓰는 우리들의 프로젝트는 뜨거운 여름 햇살만큼이나 가열찼다. 그리고 바로 어제 우리 책의 출간 기념회가 서울역 스페이스유엠에서 있었다.

고마운 나의 글벗, 몽글책학교 참가자들이 다 함께 모인 첫 번째 자리이다. 초고 쓰기, 투고와 계약, 출간에 이어 북토크를 겸한 출간기념회까지,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한 동료들과의 소중한 만남!

몽글책 식구들의 첫 번째 오프라인 모임이자 함께 집필한 저자들의  자축파티인 셈. 서울뿐 아니라 인천, 부천, 수원, 대전, 멀리 김해에서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선생님들, 그래서 모임 장소를 서울역으로 정했다.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줌과 카카오톡, 패들렛에서만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글을 나누고 피드백을 주고받았던 우리들!  온라인이 아닌 대면으로 만나는 자리는 처음인지라 조금은 긴장되었다. 그런데 이런 두려움은 근거 없는 기우였다.

어제 처음 만났지만 마치 십 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 같았다.

힘을 합쳐 행사장을 꾸미는 저 일사불란한 모습들을 보라! 우리들은 흡사 계속 합을 맞춰 온 이삿짐 센터 팀원들처럼 각자의 일을 찾아 척척 움직였다. 어떻게 그렇게 다들 샤샤샥샥 소리 소문 없이 움직이는지, 팀워크가 진짜 대단했다.

누가 도움을 요청하는 부탁도 하기 전에 마치 컨베니어 벨트마냥 자동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특별함 없이 평범하던 공간이 순식간에 화려한 파티장으로 삼단 변신했다.

여기서 나오는 본업 짬빠! 행사장 꾸미는 건 우리에게 누워서 떡먹기다. 다년간의 학예회 준비와 교실 환경 미화로 단련된 내공으로 세팅과 마무리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다은쌤과 혜진쌤의 빵빵해진 두 볼을 보라. 이 사진을 보면 우리가 이 일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임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우리 현미쌤의 눈부신 속도의 풍선 묶기 신공! 일 학년 담임을 오래 하면 풍선 스무 개 매듭짓는 일은 눈을 감고도 한다고 한다. 어제 풍선 부시느라 고생하신 데코팀 선생님들, 고생 많으셨어요.

오늘 이 행사를 위해 무려 세 개의 현수막을 직접 제작해 오신 에코풍 몽글감성 인테리어 장인 박혜진쌤. 직접 준비하신 양초와 꽃병! 회복적 생활교육의 수업명인 박혜진쌤은 본인 교실에서 직접 사용하는 각종 물품들을 모두 이고 지고 오셨다. 이너 피스! 박혜진 선생님 반 아이들이 너무 부럽다. 나도 그 반 학생이고 싶어라! 보기만 해도 마음의 평화가 오는듯하다.

따스운 마음씨를 가진 우리 혜진쌤은 저자 19명을 대표하는 책 속의 인상적인 문구들을 머메이드지에 하나하나 뽑아 출력해 오시기도 하셨다. 저것은 그냥 색 A4가 아니다. 하나하나 오리고 자르고 붙인 거다.

이럴 수가, 눈물광광! 진짜 이 사람들 찐이다. 뭘 하나 해도 허투루 하지 않고 진심을 다 한다. 아, 감동이다. 이런 연탄불, 모닥불, 온열 의자같이 따뜻한 사람들을 보았나!

식탐이 많은 내게 있어 몽글책 출간기념회는 그 어떤 산해 진미 음식들을 맛보는 일보다, 멋지고 진기한 풍경을 구경하는 해외여행보다, 더욱 즐겁고 신나고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맡은 바 역할을 마치 공개 수업하는 열정으로 샤샤샥 해낸 자랑스러운 우리 몽글책 선생님들! 따습고 정겹고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데 거기다 유머러스까지 한 분들이다. 힘겨운 교육현장 속에서 서로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위로해 주며 손잡고 일으켜주는 동료들이 있어 행복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는 글쓰기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감사하고 든든한 법. 내가 이 분들을 안다는 것 자체가 진짜 큰 선물이며 자랑이다.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경험은 그리 흔치 않다. 하지만 이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읽는 삶에서 쓰는 삶으로 내 삶의 방향을 전환했다.

열정 가득한 글동무들과 함께 한 오늘의 추억을 잘 간직해야지. 아직까지 어제의 여운으로 쉽게 잠들 수가 없다.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이 내 인생에 영원이 기억될 한 페이지로 박제되었다. 우리 모두 개인 저서 저자가 되어 또다시 반갑게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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