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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코더곰쌤 Jan 07. 2024

조규찬 그리고 조트리오

멜로디에서 풍기는 아련함과 그리움이

잔뜩 찌푸린 새해 첫 출근길, 가수 조규찬 님의 곡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제목도 어쩜 딱 추억#1인지, 멜로디에서 풍기는 아련함과 그리움이 오늘의 멜랑코리 한 날씨와 찰떡이다.

나에게서 멀어진 건 거짓 없는 그대 사랑일 뿐

난 괜찮아 그대 떠나가도 잊을 수 있어

그대 웃음마저도

그대와 함께 바라본 그 하얀 구름을

잊을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과

그 햇살 그 향기마저도 잊을 수 있을까

다른 친구들이 젝스키스, H.O.T 등등 아이돌을 좋아했던 중딩 시절, 나는 조규찬 님의 열성 팬이었다. 나만 아는 숨겨진 노래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이 곡. 중간고사가 끝나면 친구들과 햄버거와 떡볶이로 배를 채운 후 노래방으로 이동해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우리들의 연례행사였지.

나의 또 다른 애창곡은 조규찬 님의 '따뜻했던 커피조차도'이다. 전주도 없이 급작스럽게 시작되는 첫 소절은 이 노래의 백미. 피치가 딱딱 맞는 정확한 조규찬 님의 음정은 감탄을 자아낸다. 싱어송라이터가 곡만 잘 쓰는 게 아니라 노래까지 무섭게 잘하다니. 내가 이 가수의 팬인 것이 진짜 자랑스럽다.

앨범재킷의 다소 도발적인 그의 눈빛은 갓 스무 살이 넘은 젊은 뮤지션의 열정과 패기를 보여준다. 강렬한 눈빛은 마치 세상아 다 덤벼라 하는 것 같다. 십 대 시절, 내 눈빛도 분명 저랬을 터인데.

조규찬 님의 3형제 조규만, 조규천 님 모두 음악을 하신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는 삼 형제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곡인듯하다. 우애 넘치는 찐 형제 음악 천재 조 트리오. 이분들의 부모님은 얼마나 행복하실까?

세 분의 음악 세계 모두 훌륭하고 멋지지만 나의 최애곡은 큰 형님 조규만 님의 '그대 웃는 모습에 평화가 보이고'라는 곡이다. 깨끗한 미성, 세련된 멜로디는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아, 지금 들어도 참 좋구나. 따뜻하지만 맑고 순수한 그의 목소리는 청량감 대박이다. 음악감상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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