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최애 동요 작곡가님을 연수 강사로 뵙다니!

성공한 덕후가 된 팬의 마음으로

by 리코더곰쌤

저학년을 가르치는 햇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바탕화면의 동요 폴더에 차곡차곡 좋은 동요가 쌓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제일 사랑하는 곡은 바로 동요 '아기 고양이'이다. 나는 늘 3월 첫 주에 아이들과 이 노래를 부른다. 굳어져 있던 아이들 표정이 귀여운 아이 고양이 마냥 사르르 녹는 것을 바라보면 정말 행복감이 밀려온다. 이 맛에 교사하는구나! 목청껏 소리 높여 신나게 노래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이란!




'꼬리를 살랑 엉덩이 실룩 폴짝쿵 폴짝쿵 아기고양이.

앞발은 선반에 뒷발은 식탁에 귀엽게 폴짝 쿵.

살금살금 눈치 쫙 주인 몰래 치즈 한 개.

야금 쏙 꼴까닥 맛있다 냠냠 배가 불러 폴짝 쿵.

입가에 치즈 노랗게 치즈 당당한 발걸음 아기고양이.

또 하나 먹을까 달려가다 주인에게 들킬 뻔했네'



Q)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 뭐게요?"

A) "당연히 고양이죠!!!"

Q)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A) "저요! 저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번쩍 손을 든다. 그다음 은 노래에 맞춰 동작 만들어 보기!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1학년 꼬맹이들의 모습은 심쿵 그 자체다. 이 노래는 여기 인디스쿨 게시판의 '임미현' 선생님께서 올료 주신 동요 자료 중 하나였다. 임미현 선생님께서는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동요를 예쁜 영상으로 만들어서 주셔서 정말 잘 사용하고 있다. 이 노래뿐 아니라 다른 곡들도 다 좋다. 믿고 사용하는 임미현 선생님표 동요자료! 임미현 선생님, 사랑해요!!!!

이 노래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 마력이 있다. 고양이가 치즈를 먹다가 들키는 사진과 주인에게 들켜서 두 손을 들고 벌서는 모양으로 끝나는 엔딩은 진짜 최고다. 그럼 나는 이 모습을 우리 함께 흉내 내보자고 한다. "우리 반 친구들! 저기 나오는 고양이보다 너희들이 더 귀여워!" 처음 이 노래를 들려주면 아이들은 최소 3번은 더 보자고 한다. 그리고 그다음 날도, 다음 날도! 계속해서 이 노래를 또 들려 달라고 한다.

흥겨운 멜로디와 귀여운 가사를 만드신 분이 궁금해서 내 생에 최초로 동요 작곡가와 작사가를 다 검색해 봤다. 이 노래는 2007년 mbc 창작 동요제 수상곡으로 '김정녀' 선생님께서 작사를 하셨고 '이현진' 님께서 작곡하신 곡이라고 한다. 솔직히 그전에는 아직도 창작동요제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어서 몰랐었다. 왠지 창작동요제는 90년대를 기준으로 그 인기가 많이 사그라든 유물 같은 느낌? 그 틈을 타 비집고 들어온 '키즈팝' 이라던가 '야후꾸러기 동요' , '핑크퐁 동요' 등의 컴퓨터 반주 노래가 많아서, 나 스스로도 동요에 대한 기대치가 별로 높지 않았던 차였다. 그동안 너무 많은 기계음과 가요 같은 동요에만 익숙해져서 그런지 '진짜 예쁜 동요'를 발견하니 정말 한 줄기 시원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았다. 동요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던 것이다.

지난 학기에 줌으로 음악과 원격 연수를 받았는데 그때 우연히 강사님으로 만난 분이 바로 이 노래의 작사가 '김정녀' 선생님이셨다. 너무 감동스러운 순간이었다. 내 최애 동요를 만드신 분을 이렇게 직접 뵙게 되다니!!

김정녀 선생님은 수많은 창작 동요의 가사와 멜로디를 직접 창작하고 계신 현직 교사 분이었는데 동요계에서는 이미 엄청 유명하신 분이셨다. 각종 동요제에서 수상한 히트곡이 어마 어마 하게 많았다. 동요 지도 연수 시간을 통해 곡을 만드시는 과정과 뒷이야기, 동요 지도 꿀팁 등에 대하여 자세하게 풀어 주셨다.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살다 보니 이런 행운도 있구나! 다음 날, 나는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 이 멋진 사실을 신나게 자랑했다.

"얘들아~! 선생님 어제 동요 아기고양이 노래 만드신 분 만났어!!!! 정말 부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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