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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Apr 18. 2024

깊은 밤 필통 안에서

나도 이런 책 쓰고 싶다

"담이가 내 허리를 또 잘근잘근 씹었어."
"에효, 나 어제 일기에 뭐 쓴 줄 알아?"
"나 연필심 깎을 때 안 되었나?"
"글씨 좀 알아보게 썼으면..."


주말동안 낄낄대며 본 책 '깊은 밤 필통안에서'. 제10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다.

주인공 담이의 연필들은 아침마다 멀미에 시달린다. 맨날 지각 안 할라고 뛰기 때문이다. 의인화된 필통 안 연필과 지우개의 대화가 무지하게 웃기다. 플라스틱 필통도 그렇지만 천으로 만들어도 뛰면 다 섞이겠네. 연필 친구들 멀미 날 만 하다. ㅋㅋ

오! 늘! 도! 지! 각! 인! 가! 봐!
십! 분! 만! 일 !찍! 일! 어! 나! 지!

학용풍들의 간절한 외침으로 시작되는 도입부가 시선을 확 끈다. ㅋㅋㅋ 연필 표정 너무 귀여워! 한 글자 한 글자 스타카토 식으로 느낌표 처리한거 어쩔꺼임! 키야, 작가님 리스펙트다.

동시 쓸 땐 뭘 자꾸 빗대어 쓰라는지, 수학은 왜 이리 골치 아픈지, 우리 말도 아닌 영어는 왜 배워야 하는지 연필들의 불만은 끝이 없다. 서로를 딸기야, 당근아 부르는 연필들. 서로간에 걱정하고 위로 해주는 모습이 참 따뜻하다. 어른도 읽으며 힐링되는 동화책이랄까?

어렸을 때 연필 하나 하나 견출지에 이름 붙여 기차모양 연필깎이로 가지런히 깎아서 필통 속에 고이 가지고 다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이 너무 좋아서 시리즈 모두 완독함. 2, 3권 모두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비룡소 '난 책읽기가 좋아' 하드커버 도서. 3학년 정도가 딱 맞는 듯하다.

사이 좋은 연필들의 수다 대잔치가 이리도 즐거울수가! 길상효 작가님의 상상력은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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