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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May 19. 2024

Spring splender 빛나는 봄에 만난 전시

김정민, 홍지연, 홍지영 전시회

삼청동에 위치한 갤러리 hoM에서 김정민 작가의 작품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반짝이는 자개를 붙인 것 같아 그림을 들여다보니  한지를 염색한 것이었다.

이거 다 어떻게 자르고 붙인 거야? 마치 숨겨진 옛 전설의 비밀을 탐험하기 위한 마법 지도 같은 그림들이 신비스럽다.

꿈과 환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순간이다. 어쩜 이렇게 세심하고 정교하게 작업을 해 낸 걸까.

파스텔톤의 색감이 어두운 바탕 덕분에 더욱 도드라진다. 어린이 그림책 삽화로 들어가도 잘 어울릴 듯하다. 바야흐로 전통의 재해석이다.

이어지는 그림은 김정민 작가님의 어머니이신 홍지연 작가님의 작품. 쭉쭉 뻗은 선이 시원하다. 그런데 어라 선마다 눈이 달려있네? 어라, 이거 꿈틀이잖아?

미대 졸업 후지천명의 나이로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하셨던 작가님은 '세상에 하나뿐인 독창적인 것을 연구해서 가져오라.'라는 지도 교수님의 조언을 듣고 고민에 빠진다. 나만의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지 않은가.

그전까지 작가님은 풍경이나 정물같이 사진처럼 정확하고 아름답게 자연 정경을 묘사하는 작업에 열중했던 작가님은 멘붕에 빠진다. 작품 세계가 완전히 변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작가님은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며 나만의 독창성을 찾는데 고군분투한다.

물감을 불어도 보고, 뿌려도 보는 등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던 어느 날 물감이 마르면서 두꺼운 질감이 표현되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우연히 그어 본 선에 두 눈을 그려 넣었더니 귀여운 꿈틀이가 되었고, 그때부터 구상작업에서 반구상, 추상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확장해 나갔다고 한다. 자신만의 화풍이 만들어진 순간이다.

내 안에 있는 분노와 아픔이 꿈틀대며 나오는 순간의 해방감이란! 예술의 순기능이 바로 이런 것일 듯하다. 마음속의 응어리진 감정이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꿈틀이를 그리며 해소되며 그림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말씀하시는 작가님!

다음 순서는 홍지연 작가의 여동생, 즉 김정민 작가의 이모 홍지영 작가의 그림이다. 이 분은 순수하고도 정겨운 유화를 그리는 서양화 전공자다.

작가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순간 포착하여 멋진 그림으로 재탄생시켰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 그림이 힐링 그 자체다. 바닷가 모래사장의 강아지 역시 너무 귀엽다. 그림마다 햇살 가득 참 편안한 느낌이다.

와, 이 집안은 그림 잘 그리는 유전자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엄마와 이모에 이어 딸까지 모두 금손 인증 화가라니!

서양화, 동양화, 현대미술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 Spring splender라는 전시 제목처럼 봄날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이 가득한 전시였다.

미술 전공 3인방 가족의 각기 다른 개성이 돋보이는 3인 3색 전시회, 스프링 스플랜더는 삼청동 갤러리 hoM에서 5월 20일 월요일까지 계속된다.


#갤러리홈 #김정민작가 #꿈틀이작가 홍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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