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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May 31. 2024

지금은 야외 수업 중

쌤, 앵두 드실래요?

"쌤! 앵두 드실래요? 무지 맛나요." 오옹, 이거 어디서 난 거니? 학교 정원에 앵두가 주렁주렁 열렸단다.

탐스런 열매를 친구들끼리 먹다 지나가는 나도 하나 맛보게 해 준다. 고마워! 근데 엄청 시구나.

아이들은 지금 공부 시간이다. 식물의 한살이 단원이 끝나고 학교 교재원에 있는 다양한 꽃과 열매, 나무를 관찰하러 나온 것.

내 옆자리 6학년 과학선생님은 아침부터 비장한 표정으로 선크림을 바르신다. 모자와 마이크까지 준비 완료다. 과학쌤 어머니께서는 숲해설사 공부를 하신 후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에게 숲체험 교육을 하시는 분이라고. 어쩐지, 이건 그냥 외운 거 달달달 말하는 수준이 아니셨어.

"선생님! 푸바오가 좋아하는 죽순을 찾았어요! " 대나무 마디 사이사이 돋아난 죽순을 보고 신이 난 아이들.

귀여운 솔방울, 그리고 감꼭지도 찾았다며 보물 찾기라도 하듯 손을 내어 보인다. 풀을 또르르 말아 입에 가져다 댄 아이 발견! 선생님 설명을 듣고 나서 풀피리를 불어 보려고 하는 모습을 순간 포착했다.

네잎클로버도 찾고, 명자나무 열매, 회양목 씨앗, 공작 단풍잎도 있네. 환한 햇살 아래 아이들 표정이 반짝반짝 빛난다.

"쌤, 밖에 나와서 야외 수업을 하니까 너무 좋아요. 이런 공부라면 열 시간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좁은 교실, 답답한 책상에 앉아만 있다가 이렇게 밖에 나오니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란다.

오늘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미세먼지나 오존 지수까지 높지 않다. 이런 날씨 찾기 쉽지 않은데 아이들이 이리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나 역시 야외수업을 하고 싶어 진다.

등나무에 분홍 꽃이 피는 계절엔 야외 수업이 제격이긴 한데 말이지, 리코더 야외수업은 너무 시끄러우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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